조선호텔 도급전환 거부한 직원 정리해고 부당…"신규인력 채용 등 전반적인 경영상태 견고"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사용자의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의한 정당한 행위인지를 살펴보려면 공식적인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상훈)는 조선호텔 직원이었던 김모씨 등 8명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고 9일 밝혔다.

김씨 등은 1992년부터 2007년 사이 조선호텔에 입사해 서울사업부에서 객실정비, 기물 세척 분야에서 근무했다. 조선호텔은 2008년 8월 경영합리화를 위해 객실정비, 기물세척, 미화, 린넨, 운전 등 5개 부문을 도급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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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등은 도급전환을 거부했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했다. 조선호텔 노사는 2011년 2월 객실정비, 기물세척 부문 근로자에 대한 도급업체로의 고용승계를 추진하되 이를 거부하면 유니폼 세탁직무 등 4개 부문 업무로 전환배치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하지만 김씨 등은 전환배치도 거부했고, 조선호텔은 2011년 2월 경영상 이유로 해고했다. 김씨 등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서울지노위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이에 불복한 회사 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회사의 재심판정을 받아들여 김씨 등의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김씨 등은 중노위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 쟁점은 조선호텔이 단행한 정리해고를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1심은 김씨 등에 대한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2010년 완전도급화 계획은 위장도급(불법파견) 등 법률적 문제를 사전에 해결해 노무관리상의 문제를 예방하고자 하는데 주된 배경과 취지가 있었다고 보인다”면서 “이는 정리해고 요건으로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반면 2심은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된다면서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2심은 “회사의 서울호텔사업부와 부산호텔사업부는 인적·물적·장소적으로 분리돼 있고 재무와 회계도 사실상 분리돼 있다”면서 “서울호텔사업부는 2년 연속 적지 않은 금액의 영업적자를 나타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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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공식적인 재무제표는 서울호텔사업부와 부산호텔사업부를 포함한 법인 전체를 기준으로 작성돼 있다”면서 “서울호텔사업부와 부산호텔사업부의 재무와 회계가 분리돼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정리해고 직전 41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하기도 한 점에 비춰 보면 전반적인 경영상태는 견고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사건 정리해고는 어떠한 경영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인건비 절감 또는 노무관리 편의를 위해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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