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무조건 5000만원 이상 웃돈 받고 팔 수 있습니다. 동ㆍ호수 정해지지 않은 특별공급분 '물딱지'가 이미 40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니까요."
위례신도시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자가 전한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분양권 거래 실태다. 이 아파트는 8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16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올해 수도권 최고 청약경쟁률이며 지난해 10월 '위례 자이' 경쟁률 139대1을 뛰어넘었다. 위례신도시 1단계 개발의 마지막 물량으로, 향후 2~3년간은 위례신도시에서 추가 공급이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견본주택에는 지난달 말 문을 열자마자 일명 '떴다방'이 장사진을 이루면서 일찌감치 과열 양상을 보여왔다.
현충일인 지난 6일 서울 장지동 우남역 푸르지오 견본주택에는 메르스 공포에도 불구하고 수십명이 줄 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부인과 함께 견본주택을 찾은 40대 김모씨는 "메르스가 걱정되긴 하지만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곳이라 마스크를 쓰고라도 찾아왔다"면서 "워낙 인기가 좋은 곳 아니냐"고 말했다. '떴다방' 업자들은 관람객들 못지 않게 많았으며 명함과 전단지를 쉴새 없이 나눠주고 있었다.
위례신도시 외에도 분양권 거래는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지난달 분양권 거래 건수는 743건으로 전월 368건에 비해 두 배가량 급증했다. 특히 성동구 지역에서 같은 기간 42건에서 473건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서울시는 분양권 거래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국토교통부와 대응책 마련 여부를 놓고 협의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워낙 안 좋았다가 개선되면서 일부 과열 양상을 빚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자체에서는 단속 외에는 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함께 고민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매 제한 등 규제를 대거 풀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인데, 정부에서는 어느정도 투자 수요가 있는 것을 정상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정책적 조치를 취할 경우 간신히 활성화된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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