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CT 분야 M&A 절반이 반도체 기업…"한국도 대응해야"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올해 전세계 정보기술(IT) 업계 인수합병(M&A) 중 절반이 반도체 분야에서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8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및 S&P캐피탈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일까지 전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상위 10개 M&A 거래 규모는 약 14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중 반도체 기업간 인수 금액은 700억 달러를 돌파해 과반(54.6%)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노키아의 알카텔루슨트 인수(230억달러)를 제외하면 올해 ICT 업계 M&A 1·3·4위가 모두 반도체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PC 시장 정체·축소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M&A를 통해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맞는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ICT 기업 M&A중 가장 큰 규모는 지난 5월28일 있었던 아바고테크놀로지의 브로드컴 인수로 총 370억 달러 규모다.
아바고테크놀로지는 1999년 HP 반도체 사업 부분이 분사한 애질런트테크놀로지가 모체이며 무선 와이파이와 데이터스토리지 칩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3년 이후 LSI코퍼레이션, 2015년 에뮬렉스 등을 인수하는 등 꾸준히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주로 셋톱박스 등 통신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아바고테크놀로지는 매출을 확대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브로드컴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의 매출을 합칠 경우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이어 6위에 올라서게 된다.
지난 1일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세계 2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업체인 알테라를 약 18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인수 작업은 약 6~9개월 이내에 완료할 계획이다.
알테라는 2014년도 세계 FPGA/PLD 시장에서 매출액 18억4400만 달러, 점유율 37.5%로 2위에 올랐다.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PLD(Programable Logic Device)는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로써 통신 기지국이나 중계기뿐만 아니라 항공·의료·자동차 등 분야에 폭넓게 탑재된다.
이번 인수는 PC 산업 침체로 성장 잠재력이 둔화된 인텔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PC 시장 출하량은 2013년 1억3559만대에서 2014년 1억3357만대로 떨어졌으며 2015년에는 1억2365만대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은 통신장비용 프로그래머블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하며 자동차, 통신장비 및 데이터센터용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텔은 자사 제품인 제온 프로세서와 알테라의 FPGA를 결합한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사물인터넷(IoT)에 대응해 새로운 제품도 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월에는 네덜란드의 NXP 반도체가 미국의 프리스케일을 약 173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올해 2분기 안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 사는 자동차·네트워킹 반도체 부문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방대한 라인업 가운데 중복 제품군은 거의 없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NXP반도체 CEO 클레머는 "센서·프로세싱·연결성·보안 제품군을 완벽하게 갖춘 합병법인 탄생으로 IoT 시장을 주도하며 특히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에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트너는 NXP반도체와 프리스케일의 합병 회사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액 100억6800만 달러, 점유율 2.9%로 9위에 오르고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서는 약 38억 달러, 12.7%로 1위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모든 IT기기가 연결되는 IoT 시대가 도래하면서 반도체 업계는 M&A를 통해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도 메모리와 비메모리 분야 융합에 대비해 미래 비즈니스 영역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M&A 추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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