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무엇인가?…'메르스 의사' 둘러싼 3가지 쟁점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1500여명 규모의 행사에 참석한 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 환자를 두고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이 의사가 근무하는 병원이 해명을 내놓고 해당 의사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시는 4일 저녁 긴급 브리핑을 통해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인 35번 환자가 메르스로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1500여명이 참석하는 행사에 가는 등 전파 감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하며 보건복지부의 정보 공유를 문제 삼았다. 이에 복지부는 해당 환자의 집회 참석 정보를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복지부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고 병원과 해당 의사까지 가세해 논란이 되고 있는 지점은 ▲정보 공유 여부 ▲집회 참석자에 대한 대규모 격리 필요성 ▲30일 집회 참석시 메르스 증상 여부 등 크게 세 가지다.
◆1500명 감염 위험에도 정보 공유 이뤄지지 않았나? = 우선 정보 공유 부분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브리핑을 통해 "(35번 환자가 5월30일 1565명이 참석한 개포동 재건축 조합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메르스 관련 서울시 담당 공무원이 6월 3일 늦은 오후에 개최된 보건복지부 대책 회의에 참석한 과정에서 인지하게 됐다"며 "이런 엄중한 상황에 대해 정보 공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박 시장의 기자회견 이후 자료를 내고 "복지부 요청으로 지난 3일 관계자 회의를 개최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조치사항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 자리에서 35번 환자의 재건축조합 집회 참석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일견 엇갈린 주장을 하는 것 같지만 들여다보면 서울시와 복지부는 같은 사실을 두고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입장은 1일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의 정보와 이 환자가 1500여명이 참석하는 집회에도 갔다는 것, 그리고 이 집회 참석자 명단 등이 3일 회의 전에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복지부는 3일 회의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협조를 당부했는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결국 복지부가 1일 확진된 환자의 동선을 언제 파악했는지 여부가 향후 쟁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회 참석자에 대한 대규모 격리 필요한가? = 두 번째로 복지부와 서울시가 맞서는 부분은 집회 참석자에 대한 조치다. 이는 양측의 판단 차이인데 서울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적극적인 격리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지만 복지부는 대규모 격리 조치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주의는 줄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35번 환자는 초기에 증상이 경미했고, 모임 성격상 긴밀한 접촉이 아니었고 긴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규모 인원에 대한 격리조치 등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조합원 명단 확보 후, 메르스 주의사항을 안내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격리보다는 주의를 주는 선에서 조치하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복지부의 조치가 '미온적'이라며 참석자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자발적 자택격리를 요청하겠다고 발표했다.
◆집회 참석시 메르스 증상 있었나? = 결국 대규모 집회에서 해당 환자와 접촉한 이들의 위험도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의 문제인데 이는 자연스럽게 세 번째 쟁점인 '30일 메르스 증상이 있었는가'로 이어진다. 서울시와 복지부는 이 환자가 29일 경미한 증상을 보였고 30일 집회 참석 뒤 31일 증상이 악화돼 격리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해당 환자와 병원의 주장은 다르다. 이 환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래 알레르기성 비염이 심했고 31일 이전에는 평소 비염 증상과 다르다고 생각할 만한 것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다가 31일에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 엄격한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환자가 근무하는 병원 측도 자체적으로 역학조사를 한 결과 29일 약간의 기침이 있었지만 열은 31일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서울시가 문제 삼는 심포지엄과 대규모 집회에 참석할 때는 메르스 증상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결국 31일 격리되고 1일 확진된 이 환자가 하루 전인 30일 메르스 증상이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이 와중에 일부 언론은 '해당 환자가 격리 통보 이후 대형 행사에 참석했다'고 보도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처럼 '메르스 의사'를 둘러싼 주장들이 엇갈리면서 앞으로 논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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