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단순한 이적표현물 퍼오기, 국보법 위반 아니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인터넷에 공개된 이적표현물을 자신의 블로그에 퍼오기(복사)한 것만으로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김소영)는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조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조씨는 2011년 4월부터 1년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북한 관련 이적표현물을 올린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각종 자료가 이적표현물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료를 자신의 블로그에 단순히 복사한 행위만으로 처벌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1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각 표현물을 취득, 소지 또는 반포함에 있어 미처 그 이적성을 인식하지 못하였을 수 있다”며서 “이적행위가 될 지도 모른다는 인식하에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2심도 “피고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게시한 이적표현물의 양은 84건에 불과하여 3500건에 이르는 전체 게시물의 양에 비하면 그 숫자가 적다”면서 “피고인의 이적목적을 추단케 할 만한 간접사실의 입증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D
대법원은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모두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