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국보법 7조 이적표현물 조항 합헌
헌법재판관 3인은 ‘위헌’ 의견…이적표현물 소지 규정 '자의적 처벌' 가능성 우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헌법재판소가 국가보안법 제7조 이적표현물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헌법재판관 중 3명은 표현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위헌 의견을 냈다.
헌재는 김모씨 등이 국가보안법 제2조와 제7조 조항들을 상대로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국보법 제2조 1항에 대한 청구는 각하, 제7조 조항들은 합헌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김씨 등은 이적행위, 이적단체가입, 이적표현물 제작·소지·반포 행위를 처벌하는 국보법 제7조 1항, 3항, 5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이들은 국보법 제2조 반국가단체 조항과 국보법 제7조 조항들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국보법 제2조 반국가단체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면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국보법 제7조 조항에 대한 판단은 엇갈렸다.
헌재는 국보법 제7조 이적행위 조항에서 반국가단체나 구성원 또는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동조한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의 ‘동조’ 부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김이수 헌법재판관은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자의가 개입될 경우 통일·군사·안보문제에 관한 개인적인 견해를 표명하거나 정부의 대북 정책을 정당하게 비판하는 경우까지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진다”면서 위헌 의견을 냈다.
국보법 제7조 이적표현물 조항 중 ‘소지·취득한 자’에 대한 부분도 헌법재판관 9명 중 6인의 찬성으로 합헌 결정됐다.
헌재는 “이적표현물 조항은 표현물의 제작, 유통, 전파 등으로 인한 사회의 혼란을 방지하고 이를 통해 국가의 안전과 존립, 국민의 생존과 자유를 확보하고자 함에 입법목적이 있다”면서“이적표현물의 제작·소지·반포·취득행위를 형사 처벌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김이수, 이진성, 강일원 재판관은 “행위자의 과거 전력이나 평소의 행적을 통해 추단되는 이념적 성향만을 근거로 해 이적표현물을 소지·취득하고 있다는 사실을 문제 삼아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자의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면서 위헌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들은 “(해당 규정은) 정권에 비판적이거나 소수의견을 가진 자들에 대한 탄압의 도구로 이용되거나 무리하고 강압적인 수사나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등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 재판관들의 주장은 헌법재판관 9명 중 6인 이상의 동의를 구하지 못해 소수의견으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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