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전 CEO, “금융위기 내 잘못 아냐”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지난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리먼 브라더스 파산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리처드 풀드 전 최고경영자(CEO)가 7년만에 공개 연설에 나섰다.
풀드 전 CEO는 2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 금융 컨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서 "글로벌 금융위기는 (온갖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온) 불가항력의 퍼펙트 스톰 때문이지, 리먼 브라더스 때문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는 금융위기의 원인와 관련, "(주택보급 확대를 위해) 주택담보인정 비율을 더 낮추도록 부추긴 정부 당국자와 자신의 주택을 현금인출기(ATM)처럼 여겼던 집주인들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풀드는 또 "금융위기는 한 가지 요인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여러가지 요인들이 한꺼번에 작용해서 일어난 것"이라고 입장을 내놓았다.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속에 리먼이 주택 관련 파생상품 투자로 큰 손실을 보자 풀드는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미 금융당국은 풀드의 요청을 거부했다. 결국 리먼은 파산했고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그러나 풀드 전 CEO는 이날 리먼과 자신의 감독 책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리먼 파산의 부당함 만을 주장했다. 풀드는 "리먼은 파산 당시 280억달러의 자본금이 있었고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자산도 1270억달러나 됐다"고 밝혔다. 풀드 전 CEO는 미 의회 증언에서도 리먼 파산이 미국 정부에 의해 부당하게 강요당한 것이라고 강변한 바 있다. 그는 강연 말미에 "백악관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제 채널 CNBC는 폴드가 변명으로 일관하자 일부 참석자들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며 자리를 뜨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풀드는 리먼 파산 이후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중소기업 자문 전문업체 매트릭스 어드바이저스를 설립, 운영해오고 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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