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개념…"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리듬적 종합'"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의식적→사건적→리듬적 종합으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시간의 개념은 무엇일까. 시간은 철학자마다, 또 시기에 따라 조금은 다른 개념으로 다가왔다. 물리적으로 같은 시간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시간의 체감은 다르다. 시간은 이처럼 인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개념으로 다가온다.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시간이란 무엇인가? 이는 철학이나 과학에서는 물론 신학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져 온 질문"이라며 "근대과학은 시계적인 시간의 개념, 척도로서의 시간 개념을 일종의 무정의개념처럼 묻지 않고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시간을 '종합'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칸트가 선험적인 감성형식의 하나로 정립했던 시간의 개념은 척도적이고 '공간화 된' 시간 개념이었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이는 선험적 주관의 '종합의 형식'으로서 시간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장 먼저 근본적 비판을 했던 이는 베르그손이었다. 그는 순수지속을 분석하면서 공간화 된 시간과 근본적으로 다른 시간의 개념을 포착하고자 했다. 후설 역시 유사한 관점에서 의식의 지향성으로서 시간 개념을 다룬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의식에 의해 직접적으로 체험된 경험의 분석을 통해 '의식적 종합'이란 점에 있었다.
반면 하이데거는 의식의 작용이 아니라 그것을 와해시키며 오는 사건의 시간성을 강조한다. 들뢰즈가 사건의 개념을 발전시키며 제시한 시간 역시 '사건적 종합'으로서의 시간 개념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이 교수는 "시간이란 개체화와 관련된 리듬적 종합의 산물이라는 것"이라며 "스피노자의 개념을 보면 개체란 복수의 요소들이 하나로 묶여 개체화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개체화된 결과는 유기체의 범위를 넘어서 개체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며 "그런 개체화를 위해선 개체화에 말려들어간 요소들이 '운동과 정지의 비율'을 공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즉 리듬을 맞춰 '하나처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시간이란 개체화 안에서 이처럼 리듬을 맞춰 움직이는 '리듬적 종합'에 의해 산출되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리듬과 결부된 음악적 용어인 템포(tempo)가 바로 시간(temps)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이런 내용을 담은 '시간은 언제 존재하게 되는가? 리듬적 종합으로서의 시간 개념' 강의가 오는 28일 오후 5시부터 고등과학원 1호관 1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다. 이번 강연은 고등과학원(KIAS) 초학제 프로그램 올해의 주제 연구단에서 열리는 세 번째 주제 강연이다.
한편 이 교수는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시작으로 자본주의와 근대성에 대한 이중의 혁명을 꿈꾸며 쓴 '맑스주의와 근대성',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철학의 모험', '근대적 주거공간의 탄생' 등의 책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nomadist.org)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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