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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달라졌다"는 말이 많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평이 진보와 보수진영 양측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진보진영과 그가 몸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얘기를 들어보자. 2011년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무난하게 재선에 성공할 때까지만 해도 새정치연합 및 진보진영과는 순탄한 관계를 지속해왔다. 이는 박 시장이 서울시 정무라인 인사에 당측의 요청을 거의 모두 수용해주는 등 '협조적 행보'를 한 데다 안철수 의원 지원 등에 힘입은 바가 컸다. 뿐만 아니라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소통행정' '부드러운 리더십' 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박 시장이 '서울시민 인권헌장 사태'를 계기로 '성소수자 지지 철회' 발언, '재향군인회 지원' 결정 등 일련의 우편향 행보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인권변호사 출신인 그가 선거공약이었던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을 폐기한 것은 그 파장이 거셌다.


이어 서울역 고가도로를 재활용해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와 같은 도심 고가공원을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도 논란으로 부상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재임 당시인 2006년 서울역 고가도로의 안전등급이 D등급으로 나오자 이를 철거하고 신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하이라인 파크를 방문,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사업을 전격 발표했다. 그러자 남대문시장 상인과 고가도로 서쪽 만리동 일대에 산재해 있는 3000여개의 봉제공장 업주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박 시장은 지난 13일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를 위한 국제 현상 설계 공모전 당선작을 발표하는 등 당초 계획을 강행하면서 대체도로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약속으로 대신했다.

이 같은 박 시장의 일련의 행보에 대해 과거 우군이었던 시민단체와 야당 일각에서는 그가 마침내 대권행보를 가시화하면서 '초심'을 포기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 시장이 '가시적 성과증후군'에 매몰돼 청계천 복원사업과 새빛둥둥섬 등 대규모 토건사업을 추진했던 이명박, 오세훈 전 시장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보수층의 박 시장에 대한 시각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재선 성공 후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박 시장이 1위를 달리며 상종가를 구가하자 새누리당은 '박원순 시장 저격특위'를 구성하고 그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여당은 이후 서울시민 인권선언 문제를 놓고 대립 중이던 보수단체와 호흡을 맞춰 박 시장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했다. 여당은 인사문제와 업무추진비 과다사용 등으로 흠집내기를 지속하다 최근에는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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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박 시장의 최근 행보가 보수층의 여론을 의식해 다소 우편향한 것을 감안한 점과 야권 내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박 시장에 대한 공세를 자제하는 게 정치공학적으로 유리하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크다. 보수층은 또한 박 시장이 산하기관에서 잇달아 발생한 문제 등을 계기로 이에 정무적으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비서실에 대해 책임추궁성 대폭 개편을 단행하고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를 일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하는 모습에 대해서도 크게 경계하고 있다. 박 시장이 이제 시민운동가적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프로 정치인으로 변신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처럼 엇갈리는 평가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박 시장이 자신이 몸담았던 전통적 지지층에 반하는 행보를 시작하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승용 서울시 중부기술교육원장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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