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총재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이례적으로 양적완화의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드라기 총재가 양적완화의 문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발언이 독일 국채금리 급락과 급등으로 유발된 글로벌 채권 시장 혼란을 초래한 원인으로 ECB의 국채매입이 지목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도 나온다.
드라기 총재는 양적완화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헤친다는 주장도 일축했다. 그는 "자산배분 왜곡 등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저금리 기조가 전반적인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런 이유로 드라기 총재는 최근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양적완화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7년에 걸친 경제 위기로 유럽의 기업과 가계의 리스크 회피 현상이 심각해졌다"면서 "아직까지 양적완화의 성공을 단언할 수는 없으며 물가가 확실한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기존의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CNBC 방송은 예상보다 더딘 미국 경기회복세에 따른 달러 가치 약세와 유로 강세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유럽의 양적완화가 길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14달러까지 올랐다. 유로 가치가 3개월래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유로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달러 대비 8.7% 상승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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