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우스 템플턴 회장 시대 저물고 있어"
블룸버그 "지난 5년간 투자수익률 부진으로 운용자산 33% 감소"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신흥시장 투자의 대가'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자산운용 이머징마켓 그룹 회장(사진)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모비우스 회장이 관리하는 펀드의 투자수익률이 지난 5년간 부진했고 운용자산 규모가 33% 줄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프랭클린 템플턴에서 13개의 펀드를 관리하고 있다. 이 중 11개 펀드의 지난 5년간 투자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밑돌았다. 수익률이 떨어지자 투자자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2011년 모비우스가 관리하는 운용 자산은 390억달러였지만 지금은 260억달러로 줄었다.
모비우스의 대표 펀드인 '아시안 그로스 펀드'는 지난해 12월 오랫동안 유지했던 아시아 지역 최대 투자 펀드 타이틀을 퍼스트 스테이트 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 퍼시픽 리더스 펀드'에 넘겨줬다. 아시안 그로스 펀드의 지난 5년간 연 평균 수익률은 4.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장수익률 8.1%로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운용자산 규모가 5억달러 이상인 비슷한 유형의 46개 펀드 중 아시안 그로스 펀드의 투자수익률 순위는 아래에서 두 번째였다. 대신 운용 수수료는 위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블룸버그는 채권왕 빌 그로스처럼 모비우스의 명성도 점차 퇴색해가고 있다며 모비우스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S&P 캐피털 IQ의 토드 로젠블루스 이사는 "모비우스는 신흥시장에서 유명한 몇 안 되는 펀드매니저"라며 "하지만 불행히도 펀드 수익률 기록이 평균을 밑돌고 있고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비우스는 e메일을 통해 저평가 주식을 매수하는 자신의 투자전략이 심리에 주도되는(sentiment-driven) 시장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심리에 주도되는 시장이란 투자자들이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전체적인 경기 상황에 더 주목하는 시장을 말한다.
모비우스는 "변동성 장세가 오래동안 이어지면 가치 투자자들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투자자들이 발을 뺄 때 시장에 뛰어들고 펀드 수익률이 부진할 때에도 투자전략을 계속 지켜낸다면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는 결국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콘 자산운용의 피터 왈스 펀드매니저는 "지금은 신흥시장 펀드매니저들에게 좋은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브라질과 러시아 경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모비우스 뿐만 아니라 모든 신흥시장 펀드매니저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신흥시장 주식에 투자하는 자산 규모 10억달러 이상의 미국 펀드 33개 중 17개가 지난 5년간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다.
매사추세츠주 공과대학(MIT)을 졸업한 모비우스는 1987년 템플턴에 합류했다. 당시만 해도 신흥시장에 투자한다는 것은 소설 속에서나 나올만한 얘기였는데 모비우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저평가 주식을 찾아내 투자 성공을 거두면서 명성을 얻었다.
왈스는 "모비우스가 결국 돌아올 것"이라고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수익률 부진에도 모비우스가 아직 은퇴나 자신의 업무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그는 여전히 1년 중 250일 가량 대륙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방송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고 블로그에도 많은 글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몽고와 루마니아가 향후 주목해야 할 시장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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