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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은퇴세대의 행복과 저성장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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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헌 KTB투자증권 사장

박의헌 KTB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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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것은 언제나 사람들의 화두가 되고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의 로망이 되어있는 듯하다. 최근 유엔(UN)이 발표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조사대상인 전 세계 158개 국가 중 47위를 기록했다. 2013년의 41위보다 6위 하락한 것이다.

소득증가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갈수록 불행해 지고 있는 것인가? 최근 발간된 '행복의 기원(서은국ㆍ2015)'이라는 책에 보면 한국인의 집단주의적 성향과 물질주의 성향이 한국인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집단주의적 성향이 문제가 되는 것은 '심리적 자유감'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물질주의인데 한국인들은 행복을 물질적 풍요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행복에 대해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것이 돈과 같이 어떤 외적인 요건이 충족이 되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주관적이긴 하지만 내 경험에 의하면 몇 년 전 처음 사장이 되었을 때 하늘에 오른 것 같은 행복감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딱 이틀뿐이었다. 그 후로는 밀려오는 스트레스에 밤잠을 설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닌걸 보면 분명 행복은 외적인 어떤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일상의 소소한 작은 행복을 스스로가 어떻게 느끼고 즐길 줄 아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한국인 전체의 행복에 대한 불만도 문제지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갈수록 고령층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는 은퇴한 고령층의 행복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990년 3분기 60세 이상 가구의 소비성향은 101.4%를 기록하며 높은 소비성향을 보였었는데,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66.6%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은퇴한 고령층이 미래를 불안해 하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마 저금리와 부동산침체 그리고 정부의 세제 방향이 주원인인 듯하다. 급여를 대체하는 금융소득과 부동산소득이 줄어드니 불안한 마음에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부의 세수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은퇴한 고령층이 받게 되는 각종 연금, 배당, 이자 등에도 종합소득세를 과세한다는 내용은 이들을 충분히 불안하게 할 만하다.

한국이 저성장 위험에 놓였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저성장 징후의 주요한 원인들 중의 하나가 고령층의 소비 위축이다. 청년 세대의 일자리 부족과 장년층의 조기 퇴직이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그동안 축적한 자산이 있고 소비의 여력이 있는 고령층이 실질적인 사회 소비의 주체 세력이 되어야 하는데 이들이 다른 세대들보다 더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앞서 한국인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지나친 물질주의라고 했는데, 이미 자산을 축적하고 즐길 준비가 되어있는 고령층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풍조가 만연한다면 단순한 성장의 차원을 넘어서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성인발달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건강한 노후를 위한 '행복의 조건'으로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통해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여유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남들보다 뛰어난 경제적 여건은 해당 항목에도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고령층이 지갑을 닫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면서 행복을 포기하는 대가로 얻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은퇴교육과 사회교육이 보다 활발해져야 하겠고 고령층 스스로도 행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과정에서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소비의 주체로서 기능할 수 있다면 고령화 사회의 한국인의 행복도는 더 높아지고 삶의 만족도는 개선되지 않을까? 정부도 단기적인 세수확대에만 치우쳐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고령층이 사회의 소비와 행복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박의헌 KTB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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