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임명동의안 '직권상정'가나…정의화 "고민 중"
유승민 "야당 만나 직권상정 양해구할 터"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준안 직권상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4월 임시국회 시한이 이틀 밖에 남지 않아 여야 합의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권상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 의장은 4일 기자와의 SNS대화에서 '박상옥 후보자 인준안 직권상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고심중"이라고 밝혔다.
인사청문회법 9조에 따르면 청문회를 마친 후 3일 내에 심사경과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임명동의안은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국회의장이 부의된 임명동의안을 상정할 경우 본회의 표결을 할 수 있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 298명 가운데 새누리당의 의석 수가 과반을 넘는 160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당 단독으로 임명동의안 가결 처리가 가능하다.
정 의장의 이 같은 답변은 그동안 견지해온 입장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 의장은 지금까지 '절차적 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 여야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대법관 공백기간이 오늘로 77일째로, 입법부가 사법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인데다 더 이상 여야 대화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기류가 강해지면서 직권상정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상옥 후보자 임명동의안 문제는 국회의장실에 물어봐야 한다"며 당 차원에서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직권상정을 추진할 경우 야당의 거센 반발이 걱정이다. 정 의장이 "고심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야당 입장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전히 박 대법관 후보자 인준에 부정적이다. 박상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인 이종걸 새정치연합 의원은 "청문회 이후 법조계 등을 중심으로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더욱 거세졌다"면서 "의장이 직권상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청문회를 하루 더 여는 것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기록을 검찰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으로 야당을 설득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여당은 직권상정을 고민하는 정 의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오늘 중 야당을 상대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양해를 구할 계획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늘 중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직권상정되더라도 이해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하고 국회의장에게 다시 한번 상정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여야의 입장차를 고려하면 이틀 동안 합의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직권상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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