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이름까지 바꿨는데…부실한 자료는 '여전'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연구원의 빈약한 자료 생산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경기연구원은 30일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 교통사고 5~7월 가장 많아'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경기연구원은 이 자료에서 2013년 한해 도내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현황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오류를 가질 수 있다. 2013년 한해만 유독 5~7월에 아파트에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할 개연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자료는 최근 몇년 간 추계치를 근거로 제시하는 게 옳았다. 통계치를 1년만 보고 단정적으로 자료를 낸 것은 경솔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해당 연구원은 "2011년과 2012년도 조사를 했지만, 보도자료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기연구원의 질 낮은 자료생산과 연구원들의 부적절한 행태는 오래전부터 논란거리였다.
2013년 11월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장.
당시 감사장에서는 '감액추경'이 화두였다. 새정치민주연합 권오진(용인) 의원은 김동근 당시 도 기획조정실장(현 수원부시장)을 다그쳤다. 경기도가 재정상황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해 사상 초유의 감액추경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동근 실장은 "특정시점인 2012년말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재정이 갑자기 나빠진 것에 대해 (경기연구원의) 지적이 전혀 없었다"고 답변했다. 경기도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이 제대로 재정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몇년 전에는 일부 연구원들이 대학에 '몰래 출강'한 사실이 드러나 도덕성에 큰 흠집을 냈다. 일부 연구원들은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자료 베끼기와 뻥튀기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전임 김문수 도지사 시절에는 보수진영 인사들이 연구원에 들어와 수개월치 급여를 받아 챙겨가기도 했다.
경기연구원의 정책대안 부재와 정치적 중립 위반도 항상 논란거리였다.
분도(分道) 등 현안이 있을 때 경기연구원은 정치적 판단에 따라 정책제안을 유보하는가 하면 집행부와 인사권자인 도지사에게 맞는 자료를 공급한다는 지적을 경기도의회 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경기연구원은 한해 1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다. 특히 올 들어 경기연구원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숙원인 경기북부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북부사무소가 올초 의정부에 문을 열었다. 또 4월에는 경기개발연구원에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창립 20년만의 개명이다.
하지만 경기연구원이 경기도의 진정한 '싱크탱크'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 도민들은 그리 많지 않은 거 같다. 하드웨어만 바뀌었지, 소프트웨어는 전혀 변한 게 없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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