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간 대북 비료지원 승인…5·24조치 이후 처음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정부가 2010년 5ㆍ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27일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지원을 승인했다.

통일부는 이날 대북지원사업자인 재단법인 에이스경암의 온실조성사업 관련 육로 방북을 승인하면서 "15t 규모의 대북 비료지원도 승인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5ㆍ24 조치에 따라 인도적 대북지원을 취약계층 대상으로만 한정하면서 쌀ㆍ옥수수 같은 식량과 이에 준하는 비료 지원을 그동안 사실상 금지해 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농축산 협력 등을 제안한 (지난해) 드레스덴 선언 이후 농축산ㆍ산림 분야 지원을 허용했다"며 "이번에 온실조성사업에 필요한 소규모 비료지원을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5년 만에 처음으로 대북 비료지원을 승인함에 따라 다른 대북지원사업자도 비료지원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앞으로도 투명성이 담보되는 소규모 비료 지원은 승인할 방침이지만 대규모 대북 비료 지원은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통일부는 대규모 대북 비료 지원과 관련해 "남북관계 상황과 국민정서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소규모 대북 비료지원 승인은 5ㆍ25 조치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재단 관계자 7명은 오는 28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지원물자를 싣고 방북, 황해북도 사리원 지역에서 텃밭ㆍ온실 설치 등에 관한 기술 지원을 한 뒤 다음 달 2일 귀환할 예정이다.

에이스경암 이사장인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은 지난해 같은 지역에 비닐하우스 50동을 추가 설치했고 이번 방북을 통해 비닐하우스 규모를 150동으로 늘릴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에이스경암의 온실조성사업은 정부가 추진 중인 복합농촌단지 조성 사업과 맥을 같이한다"며 "앞으로도 농축산 분야 등 북한 주민에게 도움이 되고 지원의 투명성이 확보되는 인도적 지원은 지속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