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 이반 피셔 내한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허바우(RCO)가 객원 지휘자 이반 피셔(64)와 함께 3년 만에 내한했다.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에 걸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가 아홉 개에 이르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단기간에 연주하기는 처음이다. 이반 피셔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것은 굉장한 여정이다. 이 연주를 통해 한국 관객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베토벤 교향곡을 굉장히 많이 지휘해 봤지만 할 때마다 새로운 점을 발견한다. 새로움을 발견할 때마다 관객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다비드 바젠(51) RCO 행정감독과 프라우케 베른트(41) 기획·투어 매니저도 참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파격이 특정한 해석을 유도하는 행위는 아니다. 그는 "나는 곡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전달할 뿐이다. 해석은 작곡가와 음악을 듣는 관객의 몫이다"고 말했다. 그의 파격은 작곡가의 창작 의도를 청중에게 보다 잘 전달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이번 공연에도 깜짝 놀랄 만한 파격이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명확한 것은 그가 관객과 베토벤을 연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이다. 피셔는 "우리는 음악을 통해 베토벤을 만날 수 있다. 그는 극단적으로 거칠거나 극단적으로 놀라거나 극단적으로 서정적이다. 그러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이번 공연을 모두 보게 되면 '베토벤은 이런 사람이구나'하고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피셔는 이에 대해 "베토벤은 여러 방향으로 감정을 표출했다. 4번, 6번, 8번에서는 그의 고독하고 외로운 면을 볼 수 있다. 5번과 9번에서는 소통하고 싶어 하는 그가 드러난다. 이번 공연을 감상하면 베토벤의 양면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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