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시효지난 장해급여도 장해등급 악화시 지급"
재요양 청구시 장해보상연금 청구권 범위 제시…"재요양 산업재해 근로자 두텁게 보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장해급여 청구 기준일이 지나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이 장해가 악화됐다면 기존에 받지 못했던 장해급여를 지급받아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6일 이모(70)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장해보상연금개시일자결정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비기사인 이씨는 1982년 7월 우측 관절을 다쳐 치료를 이어가다 우측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는 등 1984년 3월까지 치료를 받았다.
이씨는 1992년 우측 고관절 인공관절 마모를 이유로 재치환술을 받았다. 이씨는 2003년 10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장해급여를 신청했지만, 치료종결일로부터 소멸시효 3년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씨는 2009년 왼쪽 고관절에도 문제가 생겨 양쪽 고관절 장애로 장해등급이 상향조정됐다. 이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새 등급으로 장해급여를 다시 신청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새 등급에 따라 장해급여를 지급하면 명목상 오른쪽 고관절에 대한 급여를 중복 지급하는 셈이 된다며 이를 막고자 보상연금 지급 시기를 그만큼 늦추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기존의 장해보상일시금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된 사람에게 산업재해보상법 시행령 제58조 제3항 제1호를 적용해야하는지 여부다. 해당 조항은 장해상태가 악화돼 장해보상연금을 청구한 경우 이미 지급한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에 해당하는 기간만큼의 장해보상연금은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은 근로복지공단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 다수 의견은 산업재해보상법 시행령 제58조 제3항 제1호는 기존의 장해보상일시금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된 사람은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었다.
대법원은 “장해급여를 청구하지 않아 기존의 장해에 대해 전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장해상태가 악화돼 등급이 변경된 경우 중복지급의 불합리한 결과는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재요양 후 치유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부터 변경된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일수에 따라 장해보상연금을 곧바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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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일영, 이상훈, 김용덕 대법관은 소수의견을 통해 “시효완성의 효과를 무시하고 기존의 장해급여 부분까지 포함해 재요양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은 법에 규정된 소멸시효를 무의미한 제도로 만든다”고 비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해석상 논란이 있던 기존의 장해보상일시금 청구권이 시효소멸한 자가 재요양 후 청구하는 장해보상연금 청구권의 범위에 대한 대법원의 견해를 최초로 제시해 재요양을 받은 산업재해 근로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게 됐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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