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논의되지만 뾰족한 해결방안은 전무..이상민 법사위원장 "무거운 책임감 느껴"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자살을 바라보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시선이 복잡미묘하다. 현 정권 실세 이름이 줄줄이 적힌 리스트가 낳은 후폭풍과는 별개로, '수사중 자살'이라는 해묵은 숙제를 또 다시 들춰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처럼 수사중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피의자는 의외로 많다. 게다가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2004년부터 올 2월까지 검찰 수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의자는 98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10년 이후 자살을 선택한 사람은 70명에 달했으며, 특히 올해 1∼2월 2개월간 6명이 수사중 자살했다.


국회 차원에서 '수사중 자살' 문제가 전혀 관심 밖의 이슈는 아니었다. 오히려 해마다 국정감사에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지난해 대검찰청 국감에서 이병석 의원은 이와 관련해 "수사 중간에 자살하면 미제사건으로 묻힐 수도 있다"면서 "수사관실에 아예 '검찰청은 자살하는 곳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붙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홍일표 의원도 그 자리에서 "10년째 개선이 안 되고 이어지고 있다"고 따지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법무부가 2002년 훈령으로 제정한 '인권보호수사준칙'의 실효성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 준칙은 강압수사를 하지 않고 피의자 인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결과적으로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모멸감을 주는 수사기법이 변하지 않고 있고 위법행위도 좀처럼 발각되지 않는다"면서 "준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심은 국회에서 효율적인 재발방지책을 만들 수 있냐 여부다. 최근 들어 일부 의원들은 성 전 회장 자살 이후 아이디어 차원에서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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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원들은 사회저명인사가 피의사실이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자살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피의사실 공표죄를 확실히 물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0건 이상 피의사실공표가 있었지만 단 한 건도 기소된게 없다"고 주장했다.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영장실질심사 기간 동안이라도 피의자 자택 근처에 경찰인력을 배치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어떤 방법이든 국회 차원의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임시국회 기간 동안 수사당국을 상대로 자살 방지대책을 다시 한번 요구하겠다"면서 "필요하다면 '인권보호수사준칙'을 법률로 승격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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