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때 풀린 ‘계약학과’ 계약직보다 더 열정 착취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이명박(MB) 정부 때 규제가 완전히 풀린 ‘계약학과’가 대학교와 업체가 잇속을 챙기는 창구로 악용되는 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계약학과는 기업 인력을 재교육한다는 취지에서 직원이 업무 관련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하면 등록금 절반을 해당 회사가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다. 계약학과라는 명칭은 대학과 기업이 계약을 맺고 학과를 개설해 학사과정을 운영한다는 뜻이다. MB 때 계약학과 완전 자율화가 이뤄져 대학은 전임교원, 강의실, 교육용지 등을 확보하지 않아도 계약학과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계약학과가 증가해 재학생 수는 2008년 6000명에서 지난해 1만3000명으로 6년새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연평균으로 13% 급증했다. 계약학과로 대학이 올리는 등록금 수입은 연간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일부 업체에서는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을 월 수십만원에 부리면서 등록금 절반을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언론매체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런 경우 학생들은 상당수 퇴사하지만 회사를 그만둘 경우 자동으로 대학에서 제적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부당한 조건 속에서 근무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S대의 계약학과인 환경조경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이 업체에서 월 60만~70만원의 저임금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헐값에 인력을 채용해 부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업체들은 50%를 부담해야 하는 학생 등록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다른 S대학 계약학과인 향장뷰티산업학화는 기업 재직자가 아니라 학원 등록자를 입학시켰다. 학원은 대학 입학을 내세우며 수강생에게서 300만~500만원에 이르는 고액 학원비를 받았고 대학에서는 등록금 수입을 올리고 있다. 계약학과 조건과 학원은 계약학과에 보낸 학생의 등록금 중 50%를 지원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월 이 대학 학과장과 미용업체 관계자 등 19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이 대학은 “계약학과 부정입학은 우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고 사실과 다르다”며 “혹시 부정이 있었다면 업체의 잘못이고 이 경우 오히려 우리가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