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금리 스트레스]저금리 시대, '돈脈' 바뀐다
[핫기획]눈치'쩐'쟁 시대, 자산관리 철학이 바뀌다
대한민국 '금리 스트레스' 시달려
1%대 저금리 이후 MMF에 7조 유입…잔액 110조원 돌파
단기 부동 자금, 투자처 찾아 떠돌아…위험자산으로 이동할듯
자본시장 투자 패러다임 전환 기로
전문가들 "'자산관리'가 정답" 입 모아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권해영 기자, 이정민 기자] 대한민국이 온통 '금리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은행 이자가 2%에도 미치지 못하다 보니 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예·적금에서 돈을 빼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상품에 잠시 넣어두고 눈치만 살피는 모양새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투자 패러다임 전환의 중대 기로에 섰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MMF 잔액은 110조8759억원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로 낮춘 지난달 12일 이후에만 6조6976억원 늘었다. MMF는 펀드나 주식 투자 전 단기 투자처로 이용하는 상품이다. 3주 사이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7조원 가까이 몰린 셈이다. MMF에는 올 들어서만 28조5081억원 유입됐다. 지난해 12월 이후 석 달 동안 은행 정기예금 계좌에서 20조9601억원이 이탈한 것을 감안하면 '돈줄'이 은행에서 MMF 등 단기 부동 자금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수백조원의 시중 뭉칫돈이 점차 주식·펀드 등 상대적 위험자산에 몰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 2%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좇아 돈의 흐름이 점차 이동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기대수익률이 높으면 그만큼 위험도 커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후 삶도 길어졌다. 수입 없이 벌어둔 돈으로 살아야 하는 시기가 그만큼 길어졌다는 얘기다. 업계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되짚어 봐야 하는 이유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100세 고령화에 1%대 저금리 시대는 돈을 모으는 데만 주력할 게 아니라 번 돈을 어떻게 오래오래 지키면서 나눠 쓰느냐가 문제인 자산관리의 시대"라고 밝혔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도 "예전에는 30년 벌어 15년 쓰다가 세상을 등졌다면 지금은 30년 벌어 30년을 쓰다 가야 하는 시대"라며 "여생이 길어진 시대에 자산관리는 밥 먹는 것처럼 필수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화두 역시 자산관리다. 과거 금융투자사가 저축과 대출 등 1차원 서비스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가 대세를 꿰차는 분위기다. 자산운용사는 물론 국내 증권사도 리테일 사업의 중심축을 위탁매매에서 자산관리 부문으로 옮기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우리나라 경제 구조상 투자자의 노후 대책은 물론 중산층 확대를 위해 자산관리는 금융투자 업계 전체의 비즈니스 모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저금리 시대에는 예·적금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마인드를 투자자 스스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위험자산을 회피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클래스갤러리아 이사는 "기준금리가 1%대까지 떨어지면서 예금만 하던 초저위험 성향 투자자도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투자 가능 금액이 1억원이든 100만원이든 상관없이 예전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스스로 다리품을 팔아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대"라고 전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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