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스피킹 인 텅스' 아시아 초연…김동연 연출 "형식은 실험적, 내용은 보편적"
5월1일 대학로 수현재컴퍼니에서 개막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연극 '스피킹 인 텅스(Speaking in tongues)'가 오는 5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초연한다.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컴퍼니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김동연 연출은 "'스피킹 인 텅스'라는 작품 제목의 뜻은 종교적인 의미에서 '방언'이란 뜻"이라며 "현대인들이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것들, 소통의 부재, 각 개인의 외로움 등이 독특한 형식으로 퍼즐 맞추듯 맞춰지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의 유명 극작가 앤드류 보벨의 대표작 '스피킹 인 텅스'는 1996년 시드니 SBW 스테이블스 극장에서 초연돼 큰 반향을 일으키며 호주작가협회상 공연부문을 수상했다. 이후 2001년 작가가 직접 희곡을 시나리오로 각색해 만든 영화 '란타나(Lantana)'는 호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개봉해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 '스피킹 인 텅스' 연극은 미국 오프-브로드웨이 그래머시 극장과 영국 웨스트엔드 햄스터드 극장에까지 진출해 지금까지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특히 2009년 영국 웨스트엔드 듀크오브요크 극장에서는 영국드라마 '닥터 후'의 배우 '존 심'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 연출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그 독특한 형식때문에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부부간의 문제, 연인 관계, 실종 사건 등 국내 관객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소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대 위에 선 총 4명의 배우들이 9명의 캐릭터를 연기해야 한다. 같은 시간, 정반대의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대사들이 오버래핑되면서 외로움, 불안, 집착, 소외 등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이번 작품으로 5년 만에 무대에 선 배우 이승준은 "인물간의 사건과 관계, 복잡미묘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숙제다. 오버래핑 부분을 한참 연습하고 있는데, 배우들 간에 호흡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작품은 총 3개의 막으로 구성돼있다. 이미 결혼했지만 배우자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색다른 자극을 원하는 부부, 늘 자유로운 사랑을 원하며 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 있는 여자, 사랑에 집착한 나머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남자 등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들을 통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들이 점차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뢰에 관해 되묻는다. 또 각 막에 걸쳐 서로 교묘하게 연결된 9명의 등장인물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만나게 되면서 극적 긴장감도 조성된다.
김 연출은 "1막에서는 두 쌍의 부부의 불륜 이야기가 동시에 펼쳐지고, 2막에 가서는 실종사건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파편화돼 있는 이야기들이 조각조각 모여서 3막에 이르러 전체 그림을 형성한다. 아마 관객들도 끝까지 작품을 보면 '이런 이야기구나'라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준, 강필석, 김종구, 정문성, 전익령, 강지원, 김지현, 정운선 등이 캐스팅됐다. 공연은 5월1일부터 7월16일까지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진행되며, 티켓예매는 오는 23일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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