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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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지난 1년간 가장 아팠던 것은 소통에 대한 비판입니다. 총재로 취임하면서 '소통을 제대로 하겠다',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가졌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주위에서 좀, 외부에서 협조를 해줬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고, 저희들이 앞을 보는 게 좀 부족했다 생각도 합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지난 1년간의 소회는 이렇게 요약된다. 이 총재는 취임일성으로 통화정책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외부 압력 논란이 거세지면서 소통에 적지 않은 고충을 겪었다.

소통을 취임일성으로 내세운 이 총재의 출발은 좋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작년 3월 이 총재의 인사청문회가 끝나자 마자 적합 보고서를 채택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 해외조사실장ㆍ조사국장ㆍ정책기획국장을 거쳐 2007년 통화신용정책 부총재보, 2009∼2012년 부총재를 역임하는 등 35년여간 한은에서 근무하며 통화전문가로 꼽혔던 이 총재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한은 임직원들도 '정통 한은맨'인 이총재의 귀환을 반겼다. 신뢰받는 중앙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임 일성에 맞춰 이 총재는 지난 1년간 두번의 조직개편을 통해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개편의 폭은 크지 않았으나 통화정책의 강화를 위해 금융시장부를 '금융시장국'으로 승격시킨 게 눈에 띄었다. 김중수 전 총재가 '파격'을 강조했다면 정통 한은맨인 이 총재는 '평판'을 중시하며 조직의 화합을 도모했던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임 총재의 색깔을 무조건 지우기 보다는 화합을 고려한 조직개편이나 인사를 단행해 마찰이 적었다"며 "임직원들의 신뢰가 깊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 경제정책과 보폭도 맞췄다. 이 총재가 내정될 당시만 해도 한은과 정부의 대립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그는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화답했다. 최근에는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고위 간부 인사교류에 나서며 정부 경제정책과의 업무 조율에도 나서고 있다.


중앙은행의 신뢰회복에도 적극적이다. 취임 초기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시장 및 국민과의 소통 강화 방안을 체계적으로 조사ㆍ연구하는 '정책협력팀'을 통화정책국 내에 설치한 것도 소통 강화차원이었다. 금융시장 관계자 및 학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자문회의를 발족시킨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하지만 통화정책 관련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작년 5월 금통위에서 "향후 금리 정책의 방향성은 인상"이라며 파격적인 신호를 보냈다가 4개월만에 금리를 전격 인하하는 과정에서 설명이 부족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1.75%로 조정하는 과정에서도 혼선을 빚었다. 당시 금리인하에 대한 압력이 높았지만 전문가 대부분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던 터라 ‘깜짝 인하’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총재가 소통에 혼선을 거듭하는 동안 정부와 정치권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은을 압박한 것도 문제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척하면 척'이라는 발언처럼 금통위를 앞두고 정부나 정치권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 압박이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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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가계부채가 심각하다고 했지만 결국 최경환 부총리에게 끌려다녔다"며 "한은의 독립적 위치를 강변하던 초기 모습과 비교할 때 실망과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취임 2년차를 맞아 소신있는 통화정책을 통해 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아 한은의 존재감을 피력해야 한다는 게 이 총재의 과제인 셈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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