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중개보수'의 진실
국토부 시행일 계약부터 적용 해석…중개보수 금액두고 갈등 불가피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서울시의회가 30일 오후 '반값 중개보수'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는 조례 심사에 앞서 각계 전문가가 참여해 정부의 중개보수 인하 권고안에 대해 토의하고 의견을 받는다.
하지만 이미 경기도와 인천시의회가 반값 중개보수를 도입기로 해 서울시의회도 공청회 이후 조례 통과를 위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임시 본회의에서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킨 경기도는 31일부터, 인천시는 다음 달 6일부터 반값 중개보수를 적용할 예정이다. 시의회를 통과한 정부 권고안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보와 시보에 게재하는 날(공포)부터 시행된다.
서울시의회는 다음 달 7~23일 임시 본회의를 열 계획인데 이때 순조롭게 처리될 경우 다음 달 말이나 5월 초부터 반값 중개보수가 적용된다.
경기, 인천에 이어 서울에서까지 시행되면 반값 중개보수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특정 구간의 중개보수가 줄게 되지만 일부에서는 한동안 중개보수 금액을 두고 중개의뢰인과 중개사 간의 갈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공인중개사협회에서는 "계약서 작성 시점을 중개보수의 청구로 보는 게 일반적이지만 현장에서 중개사와 고객들 사이 크고 작은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 "계약 날짜가 적용 시점"= "조례 통과 이후 계약한 주택부터 반값 중개보수를 적용하는 게 맞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든 법령은 시행일부터 적용하기 때문에 시행 당일 계약체결 주택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계약된 주택이라도 상황을 감안해 양측이 원만하게 협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신설된 부동산중개업법 시행령을 보면 중개보수 지급 시기는 '개업 공인중개사와 중개의뢰인 간의 약정에 따르되, 약정이 없을 때는 중개대상물의 거래대금 지급이 완료된 날로 한다'고 돼 있다. 이 '약정'이 바로 '계약'이라는 것이다.
중개의뢰인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주택 매매의 경우 종전에는 6억원 이상은 중개보수 0.9% 이내에서 협의하도록 돼 있다. 반면 개선안은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이면 0.5%를 상한요율로 정하고 9억원이 넘을 때만 0.9% 이내에서 협의하도록 바꿨다.
실제 갈등 사례도 있다. 지난달 초 경기 분당신도시에서 7억원짜리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도인 A씨는 다음 달 초 잔금 날짜를 앞두고 중개사에게 중개보수 문제를 따졌다가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계약 당시 중개인은 상한 요율인 0.9%를 적용해 630만원을 달라고 했지만 흥정 끝에 A씨는 중개보수를 500만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는 31일부터 경기의 매매가 7억원짜리 주택 중개보수는 350만원으로 낮아진다. 금액 차이가 커 A씨가 중개보수를 지급하는 잔금날 갈등이 표면화될 수 있다.
더구나 거래가 늘고 있는 시기라 정부 권고안으로 중개보수 금액이 낮아지는 매매ㆍ교환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 구간과 임대차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 구간에서는 한동안 갈등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
◆'반값 중개보수'…정말 반값일까= 흔히들 반값 중개보수라는 표현을 쓰지만 실제로 반값은 아니다 '특정구간에서 최대 반값이 될 수도 있다'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일단 6억원 미만 매매는 이번 조례 개정과는 무관해 중개보수 금액의 변동은 없다. 6억원 이상인 경우 종전 요율은 '1000분의 9 이내에서 협의'한다.
즉 중개보수가 0.9%로 정해져 있었던 게 아니라 0.9% 이내에서 협의한다는 것이어서 통상 현장에서는 0.4~0.9% 이내에서 결정됐다. 흥정에 따라 또는 시장 상황이나 중개인과의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금액은 유동적이다.
0.4~0.9%였던 것이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에서 0.5%로 바뀌고 9억원 이상은 종전과 같이 0.9% 이내에서 협의한다는 것이다.
임대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종전 3억원 이상 임대차에서 0.8% 이내에서 협의했던 것을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 구간을 신설해 최대 요율을 절반(0.4%)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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