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치느님' '치렐루야' 등의 신조어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치킨은 전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국민 간식'이다. 맥주와 함께하기 좋은 최고의 안주이며 늦은 밤 늘 생각나는 야식의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는 음식 한류의 첨병이며 치킨 프랜차이즈는 은퇴 후 창업을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업종이다. 치킨은 그냥 닭이 아니며 우리의 삶의 모습과 앞으로의 희망이 배어있는 '소울 푸드'라는 얘기다.


그런 치킨이 한 마리에 2만원을 받는 시대가 곧 열린다. '1인 1닭'은 해야 어디 가서 닭 좀 뜯었다는 얘기를 할 텐데 2만원이라는 가격은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 몸값이 오른 것 아니냐는 시선에 닭들도 할 말은 있다. 치킨 가격의 변천사를 통해 닭들의 사연을 들어봤다.

3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의 신제품을 중심으로 2만원에 육박하는 치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BBQ가 이달 초 출시한 봄 계절메뉴인 '베리링' 치킨은 한 마리에 1만9900원이다. 교촌치킨, BHC, 네네치킨 등에서도 1만9000원대의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2만원짜리 치킨에 대해서는 "비싸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는 닭 값은 오르지 않았는데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닭고기 도계 중품 1㎏의 연평균 소매가격은 5613원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지만 치킨 가격은 계속 올라왔다.

양념치킨 [사진=페리카나 제공]

양념치킨 [사진=페리카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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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 요식업에서 치킨의 역사를 돌아보면 치킨의 가격 상승률이 다른 것들과 비교해 아주 높은 편은 아니다. 외식이나 포장 메뉴로 치킨의 시작은 1961년 명동 영양센터라고 보고 있다. 당시는 씨암탉을 잡아 사위를 대접한다는 얘기가 아주 옛날 얘기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닭은 꽤나 귀한 고기였다. 60년대 후반 인기를 얻으며 많이 생긴 전기통닭집에서 한 마리의 가격이 작은 것은 300원, 중간은 500원, 큰 것은 무려 800원이었다고 한다. 이 때 양계장에서 1㎏ 한 마리를 200원에 살 수 있었다.


당시 짜장면 하나의 가격이 50원이었으니 작은 닭 한 마리도 여섯 명이 짜장면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가격이었던 셈이다. 요사이 짜장면과 치킨의 가격과 비교해도 치킨은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고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1970년대 육계 산업의 발전으로 닭이 흔한 고기가 되고 식용유의 출시로 닭을 튀길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면서 치킨은 점차 자리를 잡게 된다. 이후 1980년대 프랜차이즈 업체가 대거 생기면서 치킨은 언제나 쉽게 배달을 시켜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간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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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가격은 얼마였을까. 올림픽 열기로 뜨겁던 1988년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은 한 마리에 4800원 수준, 한 마리를 6등분하면 한 조각에 800원에 팔았다고 한다. 이 때 짜장면의 가격은 700원이었으니 약 6그릇을 먹을 수 있는 돈에 치킨 한 마리를 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소비자가 짜장면과 비교해 치킨의 가치를 체감한다면 1960년대와 비슷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당시의 가격과 지금의 가격을 비교해보자. 4800원의 치킨이 2만원이 됐으니 상승률은 317%가 된다. 짜장면이 700원에서 현재 4500원으로 543% 오른 것에 비해 비교적 덜 올랐다는 얘기다. 버스비는 당시 140원에서 1150원이 됐으니 700% 넘게 올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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