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오피러스 급발진 의혹…대법 "인정 안돼"
'전자제어장치' 결함 주장 받아들이지 않아…국토부 조사 등 각종 자료, 판결에 반영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5년 전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했던 오피러스 승용차 사고는 ‘전자제어장치(ECU)’ 결함에 따른 급발진 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상훈)는 윤모씨 부부가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윤씨 부인은 2010년 3월 오피러스 차량을 몰고 지인들과 함께 광릉수목원 축석고개 방향으로 이동했다. 윤씨 부인은 포천시 소홀읍 이동교리 앞 편도 1차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에 있던 건물 담벼락에 부딪힌 후 6m 가량의 개천을 뛰어넘어 언덕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뒷좌석에 앉아 있던 허모씨가 숨을 거뒀고 윤씨 부인 등 앞좌석에 앉아 있던 이들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윤씨 부부는 편도 1차선 도로이고 4개의 코너가 있어 높은 속도로 주행할 수 없음에도 시속 254.88㎞ 속도로 차량이 운행됐다고 주장했다.
또 중앙선을 넘어 높이가 80~110㎝, 두께가 23㎝인 건물 담벽을 충돌하고도 멈추지 않고 폭 6m 가량의 개천을 뛰어 넘어 산 언덕에 부딪혀 정지했다면서 급발진에 따른 사고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사고 당시 속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윤씨 부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시속 100∼126㎞로 달리던 차량에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은 점, 차량에서 굉음이 나지 않은 점, 운전자 신발이 가속 페달 위에서 발견된 점 등을 고려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승용차의 브레이크 시스템에 전혀 이상이 없었고 사고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됐다”면서 “ECU에 허용된 수치를 넘는 크렉이 발생했다든가 전기적 과부하가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11년 1월 도요타 자동차 급발진 현상이 전자적 결함에 기인하는 것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10개월에 걸쳐 조사를 실시했는데 전자제어장치 결함에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 사건 승용차에 장착된 ECU 역시 차량에 이상 신호가 있는 경우 페일세이프 모드로 자동 전환돼 차량이 가속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국토교통부가 2012년 5월경부터 급발진 주장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실시한 조사결과 승용차의 기계적 장치에 급발진이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점에 비춰 이 사건 사고가 승용차 결함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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