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키코 피해 중기들…소송비용 24억원에 신음
24일 참여연대 주최 키코 피해 사례 종합 발표회에서 정부 지원 호소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키코 사태는 결국 우리나라 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중소기업이 아니라 재벌과 금융의 편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게다가 가뜩이나 키코 사태로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소송에서도 지는 바람에 기업당 1억원에 달하는 비용에 시달리고 있다."
키코(KIKO) 사태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이 소송에서 패해 총 24억여원에 달하는 소송 비용까지 부담하게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통인동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에선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와 키코 피해기업들의 모임인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 주최로 '키코 피해사례 종합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피해 중기들을 대표한 조붕구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 대표는 "700여개 기업들이 키코사태 때 피해를 입었다"며 "우리나라의 허리를 담당했던 중견급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송을 당했던 금융기관들이 승리한 후 소송 비용을 패소한 중소기업들에게 청구한 것에 대해 "금융기관들이 최고의 값비싼 로펌들을 동원해 가장 비싼 소송비용을 피해 중소기업에게 떠안겼다"며 "아무리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러한 현실이 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이 처한 현주소"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특히 소송 비용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정부에서 지원해준다고 하면 충분히 이야기를 해서 이 어려운 경제상황을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라며 "이미 망가진 기업들을 다시 회생을 시켜서 기존 기업경영 하던 사람들의 노하우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재기를 하면 결국 우리 사회의 발전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중기들에 대한 소송 비용 전가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8년 발생한 사건인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해당 중소기업인들의 피해가 상당하다. 한국금융권의 불완전 판매나 사기 성판매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며 "소송비용 폭탄이 계속되고 있는데, 조사된 것만 해도 25개사에서 24억원 가량으로 1개 기업에 최소 1억원 안팎의 소송 비용을 부담하게 생겼는데, 이를 중기들이 내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백주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변호사)은 키코 사태에서 중기들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피해를 봤으며, 일반 국민들도 비슷한 상황에선 얼마든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금융과 중소기업이 부딪혔을 때 과연 우리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하는 지 볼 수 있는 사례로, 우리 구조가 대기업 위주로 짜여있다는 증거"라며 "당시 외환을 보유하고 있었던 주체가 중소기업이었을 뿐이지 이렇듯 금융소비자에 대한 보호가 전무한 상황에서는 일반국민도 앞으로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구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