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나라-1000원숍·100엔숍 북적
짠 나라-해외여행은 초저가로만
저렴이-패션은 SPA로 실속 챙기고
PB붐-편의점도 대형마트도 "싸게 싸게"

[日 닮아가는 韓]못써. 덜써. 안써...'少소비病'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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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 최근 한국경제를 가장 잘 대변하는 구절이다.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한국경제는 꽁꽁 언채 도통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저금리, 저물가, 저성장 기조는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잃어버린 20년'과 맞물린 한국 경제 지표

사상 처음으로 국내 기준금리 1%대 시대가 도래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갑을 닫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소득 중 소비지출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해 72.9%로 전년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대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의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여년 만에 일본(2.7%)보다도 낮은 1.3%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보다도 못하다. 특히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0.8%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 2월까지 3개월째 0%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마저도 담뱃값 인상효과(0.58%)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다.

장기간 저성장, 저금리,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을 겪었던 일본의 불황 초기단계와 유사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1%대로 내려서자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는 현상이 나타났다. 앞서 일본은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을 막고자 명목금리를 제로수준까지 낮췄지만 결국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실질금리가 상승,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악순환을 경험한 바 있다.


◆1990년대 日 닮아 PBㆍ뷔페ㆍ저가항공ㆍSPA 의류 인기


소비패턴에서도 1990년대 일본과 겹치는 모습들이 대거 발견된다. 버블 붕괴 직후 20년간 일본의 히트상품 목록을 보면 장기불황으로 인한 저가제품 선호현상이 뚜렷이 나타난다. 일본경제신문사가 발표한 히트상품 목록에 따르면 1993년에는 저가 신사복, 자체브랜드(PB)상품, 아웃렛, 뷔페, 초저가 해외투어 등이 인기를 끌었다.


1998년에는 반값 햄버거, 저가항공사(LCC), 100엔숍에 사람들이 몰렸고 2000년 들어서는 제조유통일괄화(SPA)브랜드 유니클로, 평일 반값 햄버거들이 대표 히트제품으로 떠올랐다.


특히 일본을 대표하는 SPA인 유니클로와 유명 생활용품 브랜드인 무인양품(無印良品, MUJI)이 일본 디플레이션을 발판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유니클로는 저가 의류지만 품질은 괜찮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실속형 소비패턴과 맞물려 크게 도약했다. 1980년 일본 대형 수퍼마켓 체인인 세이유의 PB로 탄생한 무인양품 역시 '이유있는 저렴함'을 무기로 장기 불황 기간에도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편의점 역시 실버세대와 1인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에 맞춰 도시락 배달 서비스, 저가 실속형 상품 등으로 승부하며 발전을 이뤘다.


반면 일본백화점들은 내수침체로 매출 신장률이 국내총생산(GDP) 신장률을 큰 폭으로 하회,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역신장추세를 보였다. 소고와 세이부, 다이마루와 마츠자카야 등 일부 백화점은 생존을 위해 합병전략을 택했고 10여년간 50여개 백화점이 폐점했다.


한국 유통산업 역시 비슷하다. 지난해 백화점 매출은 10년만에 처음으로 역신장하며 전년대비 0.7% 감소했다. 대형마트 매출도 지속적으로 침체돼 신장률이 -3.4%를 기록했다. 그러나 편의점만이 홀로 성장세를 나타내며 지난해 매출성장률 8.3%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편의점의 인기 상품은 일본의 '100엔커피'를 모방한 1000원짜리 원두커피, 간단한 한끼 식사용 도시락, PB상품 등으로 과거 일본 불황기와 겹친다.


바바에스프레소(CU), 쟈뎅(GS25,미니스톱) 등 유명 브랜드의 원두를 사용, 커피 품질은 뛰어나지만 가격은 1000원대인 편의점 원두커피의 경우 최근 3년간 매출이 매해 신장됐다. GS25에 따르면 올해(1월1~3월15일) 즉석 원두커피 매출증가율은 전년대비 54.1% 를 기록해 2013년 12.5%, 2014년 26.5%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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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식사하는 1인 가구와 실버세대가 늘어나면서 간편히 한끼가 되는 편의점 도시락 매출도 증가세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시락 매출 성장률은 2012년 34.2%에서 2013년 58%로, 2014년 51%로 매해 40% 이상 성장세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싱글족과 노년층을 타깃으로 무료 혈압측정서비스와 1만원 이상 구매시 배달서비스까지 갖췄다. GS25는 연예인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김혜자 도시락'을 출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실속형 저가상품인 PB제품 인기도 급증해 세븐일레븐의 PB상품 매출은 2007년 10%에서 지난해 35%로 급성장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들도 매출 효자인 PB상품을 강화, 이마트의 경우 반값 홍삼정과 비타민C는 물론, LED 전구 등까지 상품군을 늘렸다. 프리미엄식품 PB브랜드인 피코크(PEACOCK)의 종류도 2013년 말 290개에서 올 2월말 404개로 늘었다. PB제품 매출비중은 지난해 약 20% 수준으로 높아졌고 홈플러스의 경우에도 2012년 23.7%였던 비중이 지난해 25.7% 수준으로 증기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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