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난달 중순 한 모임에서 만난 건설업체 관계자는 "경쟁업체들의 경영 상황이 심각하다.


덩치가 큰 몇몇 업체는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건설경기가 살아나는 상황에서 배부른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철강, 조선, 정유 등 이른바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과 비교하면 건설업은 나은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업체 관계자의 전언이 사실이었음을 아는 데는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는 적자 누적으로 전액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경남기업에 대해 주식매매거래 정지 처분을 내렸다.

당시 이 관계자로부터 들었던 블랙 리스트중에 경남기업도 포함됐다. 곧바로 이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업계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무너질지는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피, 코스닥시장에서 경남기업의 몰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무리 장이 활황세라 하더라도 개별기업의 체질이 부실하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경남기업만 봐도 그렇다. 수년 간 2조2000억원의 자금을 채권단이 쏟아부었는데도 회생 조짐이 안 보이는 경남기업은 전액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2013년 3109억원, 지난해 1827억원의 연속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 2300억원이 넘는 추가자금 지원이 필요하지만 채권단 내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부정적인 기류마저 나온다.


여기에 자원외교와 관련된 검찰 조사는 경남기업 회생에 걸림돌도 작용하고 있다. 주식매매거래 정지에서 끝나지 않고 상장 폐지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른 부실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채권단이 막대한 돈으로 막긴했지만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


금융권에서 외면을 당하고, 주식 시장에서도 휴지 조각 취급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면 이들 기업이 경남기업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결국은 실적이다. 상장사건, 비상장사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꾸준한 실적을 내야만 한다.


삼성전자 주가가 150만원대를 다시 돌파한 데도 실적 기대치가 가장 크게 작용해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3, 4분기에 시장 기대치 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100만원대로 내려갔다.


그 사이 경쟁업체인 애플의 시가총액은 세계 최대 규모인 730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삼성과 3배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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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기업, 초우량기업이라는 삼성전자도 실적 앞에서는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갤럭시 S6 발표 이후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면서 주가는 뛰기 시작했다.


물론 원ㆍ달러 환율, 원유, 금리 등 대외적인 요인도 주가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가장 핵심은 실적이다. 기업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하는 내실 있는 실적만 낸다면 주가는 뛸 것이다. 상장사나 상장을 꿈꾸는 기업에 하고 싶은 말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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