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2015]②돈 벌기 위해 돈 쓴다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원다라 기자, 이종희 기자, 임온유 기자, 정현진 기자, 홍유라 기자] 취업 준비생에게 '토익 900점', '토익 스피킹 레벨 7'은 대기업 서류 통과의 기본 스펙으로 불린다. 구직까지 토익 응시 횟수 9회, 응시 비용만 37만 8000원이라는 통계자료도 있다. 기본스펙만 갖추려고 해도 그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취업난이 극심해질수록 영어 성적은 기본이고 한자 자격증, 한국사 능력시험, 제2외국어 등 준비해야 할 스펙은 점점 늘고만 있다. 상대적으로 지갑은 더욱 얇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취지에서 본지는 2월 16일 전국 남녀 취준생 114명에게 스펙과 준비비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현재 그들이 갖춘 스펙과 그들이 원하는 스펙이 무엇인지, 그것을 위한 비용은 얼마인지를 조사했다.
가장 대표적 스펙인 토익의 경우, 조사자들의 평균 점수는 868점. 평균 응시 횟수는 4.5회였다. 토익 응시비는 19만원이고, 교재비나 학원비 등 시험 준비를 위해 쓴 돈은 48만원이었다. 평균적으로 취준생들이 토익 시험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67만원에 달했다. 또한 서류전형을 통과할만하다고 여긴 심리적 커트라인은 935점이었다.
인문계열의 학생들(90명)의 평균 점수는 877점으로 836점인 이공계열 학생들(24명)보다 41점이 높았다. 이는 인문계열 학생들의 취업난이 이공계열 학생들보다 치열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14년 전공별 대학생 취업률'에 따르면 이공계열 졸업생 취업률은 65.6%로 인문계열(45.5%)보다 20%포인트나 높았다.
영어 말하기 점수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토익 스피킹 시험이나 오픽(OPIC)도 갖춰야 할 스펙이 됐다. 전체 114명 중 55명(48%)이 영어 말하기 시험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평균 2.2회를 응시하는데 30만원이 들었다. 시험 응시자 중 39명(70%)은 자신의 점수가 서류전형을 통과하는데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토익 스피킹(7만7000원)이나 오픽(7만8100원) 시험 응시비는 토익(4만2000원)보다 더 비싸다.
소위 취업 필수 자격증이라고 불리는 한국사능력시험, 한자 자격증, 제2외국어 자격증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은 80명으로 전체의 70%에 달했다. 보통 1.9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격증 획득을 위해 들어간 비용은 평균 26만원이었다. 또한 취업을 위해 다른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고 응답한 94명 중 53명(56%)은 제2외국어 배우기를 희망했다. 한국사 능력시험이나 한자 자격증 준비는 주로 독학으로 가능하지만 제2외국어는 특성상 학원을 다녀야 하는 만큼 향후 취준생들의 주머니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학 교육을 마친 취준생은 평균 토익에 67만원, 영어 말하기 시험에 30만원, 자격증에 26만원 총 123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했다. 하지만 토익은 자신의 목표 점수보다 67점이 모자라며, 영어 말하기 시험 응시자의 70%는 목표 점수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어 말하기 시험을 추가로 치뤄야 한다고 응답했다 . 94명은 자격증 때문에 추가로 돈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이종희 기자 2papers@asiae.co.kr
임온유 기자 immildness@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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