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일성 충무공 이순신 난중일기 속 '문견이정' 제시…탁상공론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
금감원·금융사·타부처 등 파트너 간 협업도 금융개혁 성공 관건으로 언급
4가지 정책방향 자율책임문화, 실물지원, 경쟁력, 금융안정 꼽아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이승종 기자, 조은임 기자]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속 '현장에 가서 직접 듣고 본 이후 싸울 방책을 정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문견이정(聞見而定)'을 제시했다. 금융개혁을 실천하는 데 있어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임 위원장은 현장 방문 일정을 매주 갖겠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저 스스로 문견이정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매주 현장을 찾겠다"며 "금융위 직원 여러분들도 현장으로 달려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우리가 수립하는 정책의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금융개혁 성공 관건으로 봤다. 그는 "금융개혁은 금융위 혼자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며 "금융감독원은 우리의 유능한 파트너고, 금융회사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줄 소재의 공급자며, 관계부처는 우리를 도와줄 원군이라는 점을 감안, 모두와 함께 할 때만 금융개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금융개혁 완수를 위한 4가지 핵심 정책 방향으로 임 위원장은 ▲자율책임문화 정착을 위한 금융당국 역할 변화 ▲금융의 실물지원 기능 강화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가계부채 관리 등 금융시장 안정성 확보를 선정했다. 금융개혁을 위해 금융위는 금감원과 '금융개혁 현장점검단'을 꾸려 규제 개혁이 현장에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법으로 임 위원장은 핀테크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핀테크 혁명이 가져올 변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클 것"이라며 "핀테크업계, 금융회사, 정부 간 협력 체계를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관련 규제를 개선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안정성을 위한 가계부채 관리도 금융개혁 핵심 정책 방향 중 하나로 언급됐다. 금융개혁이 성공하려면 금융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정책 방향에 반영한 것이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임 위원장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을 앞둔 금융위 구성원들을 아프리카 들소 '누우'로 표현했다. 금융개혁 목표달성을 위해 함께 떠나는 금융위 구성원들의 공동체 운명을, 건기(乾期)가 되면 새로운 초원을 찾아 수백㎞ 이상의 대이동을 감행하는 누우의 본능에 빗댄 것이다.
그는 "누우는 길목에서 사자와 악어들로 인해 많은 희생을 치르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기에 떠나야만 한다"며 "때로는 힘들고 지칠 것이고, 혹은 우리가 최선을 다했을지라도 혹독한 비판을 받을 때도 있을 것이지만 국민들이 주신 소명이기에 아프리카의 들소처럼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임 위원장은 신제윤 전 위원장의 주요 성과에 대해 " 금융권의 보수적 문화를 개혁하고, 기술금융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우리 금융의 혁신을 앞당겼다"며 "예기치 못한 금융사고로 시장의 안정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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