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 및 회원 여러분!


먼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를
제6대 경총 회장으로 뽑아 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재정경제부에 근무할 때부터
노사관계를 다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최근 은행연합회장으로서 3년간
금융노련과의 임단협을 맡아서 하는 과정에서
더욱 절실히 느낀 바도 있습니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경총 회장직이라는
저로서는 분에 넘치는 제안을 받고도
오래 망설일 수밖에 없었건 것은
노사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 일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산업현장의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노력하셨던
김창성, 이수영, 이희범 명예회장님을 비롯한
쟁쟁한 전임 회장님들과 비교해 볼 때
제가 과연 감당할 수가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입니다.

주위의 동료, 선·후배들 중에는
“남들이 피하는 일을 왜 맡느냐?”라고
만류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남들이 안 하려는 일일수록 우리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 꾸지람, 반 격려성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경총 회장직을 수락하게 된 것은
제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너는 쉽고 좋은 자리만 하겠다는 말이냐?”하는
질책성 고언과 역대 회장님과 회장단, 그리고 회원사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회장단과 회원사 여러분들께서
가차 없이 지도편달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1945년 해방 직후 세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라서는 큰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성장의 과실이 비교적 고르게 분배되어
성장이 곧 분배구조의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는
매우 바람직한 경제발전을 이루었다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 선순환의 연결고리에 문제가 생긴 것은,
98년 외환, 금융위기 때부터인 것으로 생각됩니다마는, 경제성장이 바로 일자리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게
된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2001년부터
경제운용의 초점을 일자리 만들기에 두어야 하며,
양질의 일자리는 서비스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온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모든 생각과 판단의 잣대를
일자리 창출에 둔다고 하는 것은
정부만 그렇게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우리 경총과 노총도
현재의 경영자와 근로자의 입장만을
내세워서는 안 되며 일자리 창출에
응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이 취직이 안 되는 것은
빈부격차 확대, 내수부진, 인구감소 등
모든 경제사회적 악순환의 뿌리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취직이 안 되어서 장래가 막연하다면
우리들의 일자리를 지키고 임금을 올려 보았자
아이들 뒷바라지 하는 데에 다 쓰느라고
노후대책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조금 덜 벌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벌 수 있게 할 수만 있다면
노, 사 어느 쪽이나 좀 더 양보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요컨대 노총과 경총이 노사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현재의 근로자와 경영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실직자와 취직을 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입장도
충분히 감안하기로 한다면
우리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노사관계의 많은 쟁점들을
조금씩이라도 해결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경직된 노동시장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 뿐 아니라,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중대한 현안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제가 경총 회장의 막중한 소임을 맡기로 한 이상
산적한 과제들을 하나씩, 조금씩이라도 해결해 나감으로써,
노사관계 안정과 경제발전,
그리고 일자리 창출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노동시장 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도록 하겠습니다.


경제구조가 고도화 되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 고도 성장기에 형성된 제도들의
구조적 모순을 제거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 되었습니다.


임금체계의 비효율성 개선,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노동시장의 활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의 구조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그 출발점이 될 노사정 논의에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함은 물론,
지속가능한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법?제도뿐만 아니라 관행의 개선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이 세계 경제환경 및 산업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둘째,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소득 불균형, 세대간 갈등, 가계부채,
내수부진으로 인한 경기침체 등
모든 문제의 근본원인은
바로 ‘일자리 창출 부진’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식 실업자와 추가 취업 희망자,
구직활동 포기자 등을 모두 합친
사실상 실업자는 320만 6천명으로
경제활동인구의 11.2%에 달하고 있습니다.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로 9%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경제성장의 최종 목표이며,
최고의 복지일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을 위한 핵심적 가치입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은
날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습니다.
우리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왔고
지금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제조업에서의 고용창출 부진이 근본 원인입니다.


1991년에서 2009년 사이에
제조업의 고용은 136만개나 줄었습니다.
최근 5년 사이에 일부 회복되기는 했지만
제조업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고용창출을 견인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제조업을 대신해 서비스업의 일자리는 늘어나고 있으나,
숙박, 음식, 운수 등
이미 과당경쟁에 힘겨워하고 있는 분야에서의
고용증가가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사회복지 분야의 50대 여성의 파트타임 일자리가
너무 많을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증가 통계가 겉도는 느낌이 드는 이유이지요.


따라서 금융, 의료,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통해 내수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견인해야 합니다.
노동, 환경, 입지 등
경제 전반에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불합리한 규제들을 제거하는 일에는 물론,
서비스산업의 발전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낡은 인식과 관행, 정부의 간섭 등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저는 이 일에 노총도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하며
당연히 그렇게 해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노동의 수요를 늘리는 것이야말로
근로자와 노총의 입지를 강화하고
임금 수준이 높아지게 하는 첩경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노사관계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경제, 교육, R&D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현장은 매년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국제 평가기관의 노사관계 경쟁력 평가에서는
매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를 종식시키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새로운 노사관계,
경쟁력 있는 노사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야 합니다.


경영계는 투명경영·윤리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여
기업에 대한 신뢰를 공고히 하고
산업현장의 준법질서 확립을 통해
노사관계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노동계도 우리 경제의 책임 있는 주체로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노사문화 구축에
함께 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끝으로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경총을 만들겠습니다.


경총이 단순히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에 머무르게 하지 않겠습니다.
기업이 변화와 혁신으로
위기의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때로는 든든한 협력자로
때로는 쓴 소리도 마다않는 조력자로
기업이 필요할 때 곁에 있는 경총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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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원칙과 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고
투명경영과 상생의 노사문화를 견인하여
경쟁력 있는 기업,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 나갈 것입니다.


회원사 여러분!
미력한 제가 경총회장의 막중한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여러분의
적극적 지도와 고언이 꼭 필요합니다.
지금까지와 같은 변함없는 지지와 격려를 부탁드리면서
취임 인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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