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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돈 빌려주는 ATM 인기…하루 이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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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쿠르스크 역에서 한 중년 여성이 ATM에서 돈을 빌리기 위해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있다. /사진: Bloomberg

러시아 모스크바 쿠르스크 역에서 한 중년 여성이 ATM에서 돈을 빌리기 위해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있다. /사진: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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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러시아에서 돈 빌려주는 오렌지색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인기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주요 지하철역과 쇼핑몰에 집중 설치돼 있는 이 기기는 생긴 건 다른 ATM과 비슷하지만 돈을 빌려주는 독특한 기능이 있다. 은행 카드, 또는 통장을 넣어야 하는 다른 ATM과는 달리 여권을 투입구에 넣고 스캔한 뒤 카메라 앞에서 사진을 찍고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는 사용법도 독특하다.
사용자는 이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몇 분 뒤 휴대전화로 ATM에서 필요한 돈을 뽑아 가도 된다는 승인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대출 가능 금액은 하루 최대 1만5000루블, 우리돈 약 27만원이다. 대출금 상환은 20일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이자는 하루 2%로 연간 이자율을 환산하면 730%로 상당히 높다. 빌린 돈은 상환 만기일 전에 은행, 전자결제 등 각종 지불수단을 이용해 갚으면 된다.

이렇게 높은 이자를 적용해도 ATM을 통해 돈을 빌리는 사람은 많다. 유가 하락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경제가 최근 빠르게 위축되면서 일자리를 잃고 생계비를 벌 수 없는 러시아인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국의 경제제재와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러시아 은행들은 대출을 꺼리고 있어 궁지로 내몰린 러시아인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 ATM 앞에 줄을 설 수 밖에 없다.

돈 빌려주는 ATM이 모스크바 지역에 등장한 것은 지난해 5월 부터다. 슬롯머신 사업으로 큰 돈을 번 러시아 억만장자 올레그 보이코가 고안해 냈다. 그는 사금융 업체 SMS파이낸스를 운영하며 소액대출 분야에서도 영역을 넓혔다.
은행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을 유혹하는 고금리 사금융이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인터넷을 신뢰하지 않거나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ATM을 개발했다. SMS파이낸스는 ATM을 통해 돈을 빌린 사람이 상환 만기일에 돈을 갚지 않을 경우 이메일, 문자 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빚 상환을 재촉한다. 2~3개월의 빚 재촉 기간이 지나면 회사는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인식하고 빚 수금 대행업체(debt collector)에 관련 정보를 넘긴다.

러시아에서 흥행을 거두고 있는 이 ATM은 러시아 뿐 아니라 폴란드, 스페인 진출도 앞두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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