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안개속도 제한 강화 제안 8년 넘게 무시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로 안개 속 고속질주에 대한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2006년 제기된 안개 낀 도로의 속도제한 강화 문제가 8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2006년 10월 짙은 안개가 끼었을 때 발생한 서해대교 참사 이듬해에 국토부(당시 건설교통부)는 가시거리에 따른 제한속도 규제 강화를 경찰청에 건의했다. 가시거리 250m 이하일 때 20%, 100m 이하일 때 50%, 50m 미만일 때 70% 감속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경찰청은 관련 규정을 아직 개정하지 않았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는 '안개나 폭우ㆍ폭설 등으로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일 때는 최고속도의 50%로 감속 운행해야 한다'는 조항만 그대로 있다.
전문가들은 안개 정도에 따라 속도를 제한하는 쪽으로 기준을 세분하거나 경고 시스템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영종대교와 마찬가지로 영종도와 육지를 잇는 인천대교의 운영사는 2009년부터 국토부가 경찰청에 제안한 것과 같은 속도제한 기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하경자 부산대 교수는 "안개나 바람이 강할 때에는 차량 통제와 같은 안전 경고를 내리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통해 안개의 위치와 이동 방향을 빠르게 예측ㆍ전달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변희룡 부경대 교수도 "저시경경보가 내려졌다면 사고 예방을 위해 교통 통제를 했어야 했다"며 "영종대교와 같은 안개다발 구간에는 운행 기준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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