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교체 효과, 충당금 감소…순이자마진은 모두 하락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지난해 국내 4대 금융그룹은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올렸지만 실속이 있었는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을 전후해 대거 은행장 임기 만료가 있어 전체적으로 수치상의 개선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각종 금융 사고에도 충당금의 규모는 전년 대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수익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지표인 순이자 마진(NIM)은 4대 금융지주 모두 전년 말 대비 하락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및 교체를 둘러싼 이른바 '리더십 효과'가 작년 은행권 실적에 플러스 요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가 행장 임기 만료와 더불어 민영화를 위한 입찰을 앞둔 시기였던 만큼 적극적인 영업력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가 지상과제였다. KB금융에게도 지난해는 2013년 취임한 전임 회장과 은행장이 본격적인 경영에 나선 첫 해였고 내홍사태 거쳐 윤종규 회장 겸 KB은행장이 선임된 뒤에는 조직 안정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영업에 매진해야 했다. 이밖에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이 지난해 말 물러났고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기 말 연임을 고려하고 있는 행장이나 신임 행장들은 아무래도 실적개선과 영업 독려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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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상으로 보면 2013년 잇단 대기업 부실로 늘어났던 대손충당금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전반적인 실적개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4대 금융그룹이 지난해 쌓은 대손충당금이 전년 대비 총 1조7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가장 적은 충당금을 적립한 신한금융은 9499억원으로 전년보다 19.8%가 감소했고 우리은행은 2조2770억원을 쌓은 2013년보다 무려 51.8% 줄어든 1조970억원만을 적립했다. KB금융도 1조22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감소했으며 하나금융은 1조1519억원으로 전년보다 6.2% 줄었다. 2013년 대규모 부실을 미리 털어낸 것이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하나금융이 KT ENS 관련 약 600억원, 모뉴엘과 관련해 약 250억원을 적립했고 KB금융이 모뉴엘 건으로 약 290억원을 적립하는 등 예측하지 못한 각종 사고로 인한 충당금이 있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실제 이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는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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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4대 금융그룹의 NIM은 지속적으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4분기 말 NIM을 보면 우리은행,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이 각각 1.92%, 2.17%, 2.07%, 1.88%를 기록했다. 2013년 말 각각 2.06%, 2.35%, 2.17%, 1.9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모두 하락세를 보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도 낮은 수준의 NIM은 가계부채 취약성 등과 함께 금융사 경영환경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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