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골프금지령' 해제에 술렁이는 관가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오현길 기자]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은연 중 내려진 '골프금지령'이 사실상 해제되면서 봄을 앞둔 '골퍼' 공직자들이 기대감에 술렁이고 있다. 다만 골퍼가 아닌 대통령이 '골프 활성화'를 언급했다고 해서 바로 라운딩에 나설 수 있겠냐는 조심스런 반응이 대다수다.
정부 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4일 "최근 몇 년간 라운딩은커녕 골프채 잡기도 눈치 보였던 게 사실"이라며 "접대골프가 아닌, 주말 스포츠 수준에서는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공무원은 "5~6년 전만 해도 국회의원이랑 장관도 함께 골프를 치는 게 다반사였다"고 골프금지령 해제에 힘을 보탰다. 기획재정부의 과장급 공무원은 "골프를 좋아하는 공무원들은 업무에 방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는 다소 풀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대다수 공직자들은 골프금지령이 해제되더라도, 관가에서 골프활성화가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고용노동부의 국장급 공무원은 "(금지령을) 푸나 안푸나 의미가 크지 않다"면서 "누가 치러가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기재부의 국장급 공무원 역시 "예전에는 골프를 쳤다"면서도 "주말업무도 많고 여유도 없어 (금지령 해제 등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산업부의 다른 공무원은 "대통령도 골프를 치지 않는데 누가 나서서 골프를 치겠느냐"며 "경제활성화를 위한 주문인 것 같은데, 공무원 골프를 활성화하려면 골프대회를 열든지 의무적으로 골프를 치라고 하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프가 접대라는 사회적 인식 또한 골프활성화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관가의 영향을 받아 주말골프를 자제해온 공기업들이나 공직자와 접점을 갖고 싶어했던 재계에서 더 많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박근혜정부 들어 공식적으로 금지령은 아니었지만 내 돈 쓰면서도 눈치가 보였던 게 사실"이라며 "몰래 골프를 쳐온 임직원들은 좀 더 자유롭게 나갈 수 있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세종=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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