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대한전선이 다시 한 번 위기를 탈출했다. 채권단이 추가 자금지원을 결정함에 따라 상장폐지를 면할 길이 열려서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최종 판단이 남았지만 업계에서는 상장폐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상장폐지가 확정될 경우 인수합병을 통한 주인 찾기가 어려워져 채권단 역시 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어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일부 채권단을 중심으로 우발채무 감소와 재매각 등 상장유지 후속 작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 3일 대한전선의 채권단 10개 은행이 추가 지원금 1300억원과 영업을 위한 외화지급보증 2000만달러(약 220억 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조만간 진행될 기업심사위원회 심사를 낙관적으로 내다보는 것도 이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 혐의로 대한전선 대표이사를 해임권고하고 회사와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한 게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주 이유지만 사실상 심사의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채권단의 자금지원 여부였다.


대표이사의 분식회계 혐의 역시 정상참작이 반영되는 분위기다. 2011년과 2012년 채무상환 능력이 없는 채권으로 발생한 대손충당금의 경우 이듬해 손실 처리가 끝났고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아닌 회계 기준에 대한 판단 착오라는 의견이 나왔다. 채권단 관계자 역시 “과거 회계기준을 위반한 사항은 모두 재무제표에 반영해 추가 손실 가능성은 없는 상태로 내부감시장치 강화라는 대책까지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채권단의 주 논의 사안은 재매각 시점이다. 채권단의 자금 회수와 회사의 경영정상화 등 장기적인 측면에서 재매각은 불가피하지만 우발채무를 낮추는 게 급선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수차례 진행한 매각 과정에서도 우발채무 위험성이 가장 큰 악재로 작용했다. 채권단 지원이나 영업으로 관리가 가능한 단순 차입금보다 변수가 많은 우발채무를 먼저 손보는 게 순서라는 주장이다. 대한전선은 그동안 지속적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매매를 통해 우발채무를 줄여왔지만 아직 3000억원 규모의 채무를 떠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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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들어오는 신규자금은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는 상황을 차단하는 데 집중적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이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 받은 과징금 납부와 운영자금으로도 일부 활용된다. 하반기 재매각을 다시 논의하기 위해서는 우발채무 관리 외 영업력을 회복하는 것도 우선 순위여서다.


채권단 관계자는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심사가 끝나는 대로 경영정상화를 위한 채권단 회의가 재개될 예정이다”며 “당장 재매각을 논하기보다 3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조직개편 등 영업력 회복을 위한 체질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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