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권·권리 방어권 침해 가능성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된 범죄 수익을 추징할 수 있게 한 '전두환 추징법'에 대해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수석부장판사 민중기)는 박모(52)씨가 '전두환 추징법'의 제3자 추징조항에 대해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27일 밝혔다.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 부분은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전두환 추징법) 9조의2조항이다. 이 조항은 범죄수익으로 낸 재산이 제3자에게 넘어갔어도 당국이 추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위헌법률심판제청은 전 전 대통령의 조상한 불법재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가지고 있던 땅이 압류처분된 박모(52)씨가 법원에 이의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2013년 서울 한남동 땅 546㎡(165평)를 압류당한 박씨는 자신이 이 땅을 구입할 때 전 전 대통령의 불법 수익 재산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서울고법에 이의신청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에는 이 처분에 대한 취소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최소한의 범위에서 관계인의 출석을 요구하고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의무 사항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며 "제3자에게 자신의 권리를 방어할 기회를 보장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는 검사의 조사결과만으로 제3자가 불법재산임을 알고 이를 취득했다고 단정하고 그에 대한 불이익을 가하는 것으로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해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조항은 공소를 제기하기도 전에 먼저 추징을 집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 무죄 추정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전두환 추징법' 개정 때 몰수와 추징절차가 진행 중이었던 사안에도 제3자 추징이 가능하도록 한 해당법 부칙 2조에 대해서는 공익적 목적에 따라 박씨의 위헌심판 제청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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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위헌심판을 제청함에 따라 고법에서 진행 중인 박씨의 이의신청 사건은 진행되지 않고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게 된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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