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학기제 도입에 최대 10조원…'유학생 효과'는 미지수
KEDI '9월 신학년제 실행 방안' 연구보고서 발간, 소득격차 따라 '긴 여름방학' 효과 엇갈릴 수도…"교육적 명분 여전히 약해" 지적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신학기가 3월이 아닌 9월에 시작되는 '가을학기제'를 도입하는 데 최대 10조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교육당국이 지난달 가을학기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에 따른 인적·물적 비용이 상당할 것임을 보여주는 첫 연구 사례다. 그러나 이 같은 막대한 비용을 유학생 유입 효과가 얼마나 상쇄할지에 대한 연구 등 남은 과제가 많다. 애초에 교육 논리가 아닌 경제활성화 대책에 포함됐던 만큼 비용 대비 교육적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지난달 31일 '9월 신학년제 실행 방안'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가을학기제로 전환하는 모형 6가지를 제시해 그에 따른 비용을 추산했다. 보고서에 제시된 6가지 모형 중 한 예로, 초등학교의 2018학년도 3월 입학을 6개월 앞당기는 모형의 경우 교원 증원과 학급 증설 등에 총 10조4302억원이 들어간다. 2017학년도에 신입생이 두 배로 늘면서 2028년까지 12년간 초·중·고등학교에서 소요될 비용이다. 학생이 늘어나는 데 따른 교원 증원으로 초등학교가 2017~2022학년 매년 4980억원, 중학교가 2023∼2025학년 매년 5597억원, 고등학교가 2026~2028학년도 매년 5565억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2028년까지 인건비만 6조3366억원이 든다. 학급 증설은 2017학년도에 초등학교 1만5703개, 2023학년도에 중학교 1만3460개, 2026학년도에 고등학교 1만1777개가 필요해 모두 4조94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이번 보고서는 가을학기제 개편이 이뤄질 경우 '긴 여름방학'을 활용하는 방법에 있어 소득격차에 따라 효과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경우 긴 방학으로 인해 부모들의 교육·보육비 부담이 추가로 발생하고, 대학의 경우는 여행이나 어학연수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계층과 학비 및 생활비를 벌기 위해 '주경야독'을 해야 하는 계층으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내년까지 공론화 작업을 거쳐 가을학기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막대한 비용을 유학생 유입 효과가 얼마나 상쇄할지에 대한 연구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교육부 학교정책과 관계자는 "(유학생 유치 등) 효과 대비 비용이 더 크다면 추진 계획은 다시 보류될 수 있다"고 말해, 교육적 측면에서의 추진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 또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은 물론 기업의 채용 시기, 국가시험까지 온 나라의 '시계'가 모두 재조정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므로 경제적 비용과 효과는 물론, 보다 설득력 있는 추진 배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이번 보고서의 연구책임자인 황준성 연구기획실장은 "가을학기제 전환은 우리 교육의 생존력과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면서도 "전환기에 재학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교육여건 악화, 동급생 수 증감에 따른 입학·취업 경쟁에서의 형평성 문제 등을 쉽게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국민의 정책 이해도와 수용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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