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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요우커]4. 現在中國美女出來首爾…신사동 마스크女의 열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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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빅시리즈#4.중국인 성형관광을 추적하다

눈·코는 기본…의사권유에 즉흥 중복 수술도
성형고객 67%가 중국인으로 해마다 113% 증가


지난 5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요우커가 서울지도를 펼쳐들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요우커가 서울지도를 펼쳐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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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김보경 기자] 중국에 부는 성형한류는 이제 새삼스런 현상이 아니다. 관련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윤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외국인환자 유치사업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성형외과를 찾은 중국인은 1만6282명이었다. 전체 외국인 환자(2만4075명)의 67.6%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많은 일본인(1376명)의 10배가 넘는다. 국내 성형외과가 중국인 환자에게서 벌어들이는 돈은 지난해 약 560억원이었다. 이른바 성형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은 요우커를 만나봤다.


◆현대 중국미인은 서울에서 나온다= '예로부터 미인은 쑤저우와 항저우에서 나왔는데 현대 중국미인은 서울에서 나온다(自古蘇杭出美女, 現在中國美女出來首爾·자고소항출미녀, 현재중국미녀출래서울).'

요즘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우스갯소리다. 성형한류를 빗댄 말이다. 그만큼 중국 내에서 한국행 성형붐이 보편화돼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24일 서울 신사역 근처 A성형외과 앞. 막 성형외과를 나온 위전(玉振ㆍ39)씨는 얼굴 전체를 붕대로 칭칭 동여매고 있었다. 170㎝가 훌쩍 넘는 큰 키 때문에 붕대를 감은 얼굴이 더 눈에 띄었다. 위씨 옆에는 회색 운동복 차림의 40대 아저씨가 동행했다. 중국에서부터 따라온 남편이었다. 지린성(吉林省) 둔화(敦化)에서 왔다는 부부는 '성형수술'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22일 한국 땅을 밟은 위씨는 그 이튿날 코와 턱 성형수술을 받았다. 취재진과 만난 이날은 성형한 부위를 점검하기 위해 병원을 다시 찾은 길이었다. 성형비용은 총 660만원. 부인의 성형수술을 지지하고 비용까지 온전히 감당한 남편은 "아내가 하고 싶은 건 다하게 해주고 싶다"며 아내가 원해 당연히 함께 왔다고 했다. 그는 또 "안 해도 예쁘지만, 성형한다고 해도 반대는 안 한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낡은 운동화에 운동복 차림을 한 위씨의 남편은 허름한 겉모습과 달리 중국에서 목재가공회사를 운영했던 기업인이었다. 지금은 회사를 접고 부인과 함께 여행하면서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위씨의 한국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쌍꺼풀 수술을 위해 한국을 첫 방문했다. 직전에 옌지(延吉)에서 받은 쌍꺼풀 수술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재수술을 받으러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위씨는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 성형하면 '한국'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정도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국의 성형수술 실력은 상당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의 지인 중에도 한국에 와서 성형수술을 하고 간 친구들이 여럿 있다고 했다.

실제 한국 성형외과를 찾은 중국인은 2009년 791명에 불과했으나 2011년 5875명, 2013년 1만6282명으로 크게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이 113%에 달한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형외과를 찾은 일본인(1367명)이나 미국인(1031명), 러시아인(861)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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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관광이 대중화 조짐을 띠면서 직접 성형외과를 검색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위씨 역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A성형외과를 검색했다. A성형외과는 중국에서도 꽤 유명하다고 그는 귀띔했다. 턱 수술 탓에 입이 잘 벌어지지 않아 의사소통이 쉽지 않음에도 위씨는 '성형 브로커를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지난 6월 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에 왔는데 떼가는 수수료가 어마어마했다는 것이다. 그는 "정말 나중에 한국에서 성형하고 싶어하는 중국사람들한테 조언하고 싶다"며 "브로커 등 중개업체를 통해 오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6월에 왔을 때 따로 가이드를 두고 왔는데, 그 가이드가 엄청나게 수수료를 가로챈 것을 알았다"고 분개했다.

◆"고객 80%가 중국인…전담 상담인력 배치"= 중국인들이 국내 성형외과의 큰손으로 떠오르자 성형 외과들도 관련 인력을 늘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09년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이후 중국인 고객이 꾸준히 늘어 지금은 전체 고객 중 80%가 중국인이라는 서울 강남의 B성형외과. 중국인 고객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어나자 B성형외과는 2009년 이후 중국인(한족) 코디네이터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외국인 환자를 위한 ICS(International Customer Service)팀 내 중국 고객 대응 인력을 15명 이상 두고 있다

다른 성형외과도 마찬가지다. 취재진이 중국인 통역과 함께 신사역에 인접한 C성형외과에 방문해 상담을 요청하자 중국어ㆍ한국어가 모두 가능한 상담직원을 내려보냈다. 상담카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 직원은 한국어ㆍ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상담 부위 등을 꼼꼼히 받아적었다. 1차 상담이 끝난 후 상담실장을 만나기 위해 사무실로 올라가자 중국인 취향을 반영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책상과 진열대 위에 놓여있는 코끼리 장식품 등이 중국인이 좋아하는 황금색이었다.

그렇다면 중국인이 선호하는 성형 부위는 어디일까. 초창기 눈, 코에 집중돼 있던 성형 부위는 최근 가슴 등으로 성형 부위가 확대됐다. 안티에이징, 체형 성형 등 비교적 큰 규모의 수술을 받는 중국인들도 늘고 있다. C성형외과 관계자는 "중국 환자 대부분은 중국 내 경제력을 갖춘 상류층들로 대체적으로 눈, 코 등 한두 부위의 성형이 아닌 안티에이징, 지방 흡입, 복부 성형, 가슴 성형 등 가능한 최대한의 변화를 원하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한때 배우 송혜교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닮고 싶은 얼굴로 꼽히면서 한국 연예인 사진을 들고 찾아오는 여성들도 많아졌다. 최근엔 한국 연예인 못지않게 중국 연예인들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B성형외과 관계자는 "한류열풍 초기부터 현재까지도 이영애, 한가인, 김희선, 박시연 등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중국 환자들이 한국 연예인들보다 안젤라베이비, 탕웨이, 판빙빙 등 중화권 배우들의 이미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재미있게도 안젤라베이비의 경우 성형수술 전후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렇게 예뻐질 수 있다면 나도 하겠다"고 안젤라베이비 사진을 들고 찾아오는 중국 여성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수술비용은 한국인보다 중국인이 더 비싸다. 익명을 요구한 취재원에 따르면 "한국인은 코 성형을 하는 데 비싸야 300만~400만원인데 중국인은 기본 500만원을 부른다"며 "주변에 코 성형수술 비용으로 1500만원을 치른 사람도 있었는데 나중에 원래 가격을 알고 나서 무척 화를 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대 초반의 한 중국인 여성은 눈, 코 부위를 수술받고 지방주사를 맞았는데 2400여만원을 성형비용으로 썼다.

◆중복 수술 쉽게 받는 귀 얇은 중국인, 의료분쟁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중국인에게 성형 가이드로 일했다는 26세의 총모씨. 다롄(大連) 출신의 중국인 유학생인 그는 이곳에서 2개월간 중국인 고객을 상담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두 달 동안 20대 초반 여성 3명, 30대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10명을 동행 가이드했다고 했다. 이 중 8명이 코 성형을 받았고 4명은 턱 성형, 1명은 눈 성형을 받았으며 가슴 성형을 받은 사람도 2명이었다고 한다. 여러 부위를 함께 중복수술 받은 사람이 절반이었던 셈이다.

성형 가이드 총씨에 따르면 성형하기 위해 온 사람 중에는 애초 본인이 원한 성형부위와 스타일을 상담받는 과정에서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중국인들이 귀가 얇은데 '이렇게 하면 더 예뻐진다' '눈이랑 코랑 같이해야 더 예쁘다' 등의 병원의 꾐에 넘어가는 사람이 많다"며 "원래 눈 성형만 하려고 왔다가 의사 선생님이 코나 턱도 같이 고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면 80% 이상이 의사 말을 따른다"고 했다.

성형한류가 본격화되면서 환자를 소개해주고 수수료(커미션)를 챙기는 중국인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09년 영리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에 소개하는 것을 금지해왔던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현재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에이전시만 4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씨도 주변에 수수료로 생활비를 버는 중국인을 여럿 봤다고 했다. 그 중국인 브로커는 수술비의 30%를 수수료로 떼갔다. 수술비가 500만원이라고 할 때 소개만으로 150만원을 손에 쥐는 셈이다. 성형관광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와 더불어 의료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성형한류의 그늘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메디컬투어센터에서 서울 강남구보건소 주최로 '신뢰받는 의료관광 환경조성을 위한 의료분쟁 교육'이 열렸다. 현재 강남구보건소에 등록된 성형외과는 360개. 강남구보건소가 이들 업체들을 대상으로 의료분쟁 관련 교육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교육이 열린다는 것 자체가 최근 의료분쟁이 늘어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것이 보건소 측의 설명이다.

실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외국인 환자 조정 중재 접수현황'에 따르면 2012년 9건에 불과하던 중재 건수는 2013년 20건, 2014년 9월까지 22건으로 크게 늘고 있다. 국적별 접수 현황에서는 중국 환자의 중재 건수가 절반을 넘었다. 2012년 5건, 2013년과 2014년 각각 12건이었다. 의료중재원에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중국 환자가 제일 많다. 2012년 58건의 상담 중 36건이 중국 환자였으며, 2013년 87건 중 58건, 2014년 88건 중 65건이 중국 환자였다.

강남구보건소 관계자는 "당초 교육을 한 번만 열 계획이었는데 참가 의사를 밝힌 의료 코디네이터들이 늘어나면서 두 번에 나눠 진행하게 됐다"며 "의료관광이 활성화되면서 의료분쟁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 대응법 등 교육을 통해 의료기관의 신뢰도와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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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취재=김민영ㆍ주상돈ㆍ김보경 기자 argus@
사진=최우창 기자 smicer@
통역=최정화ㆍ옌츠리무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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