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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서울 야구, 삼성 아성 무너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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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2014 시즌 우승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캡처

삼성 라이온즈 2014 시즌 우승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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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국내 프로 야구 사상 초유의 4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 기록을 세웠다. 프로 리그에서 특정 구단의 독주는 썩 바람직하지 않다. 전력 평준화가 이뤄져 모든 구단이 우승 가능성을 안고 리그를 펼쳐야 흥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대표적인 사례로 흔히 프로 미식축구 리그(NFL)를 든다.

1967년 제 1회 대회를 연 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은 지난해 시애틀 시호크스가 덴버 브롱코스를 43-8로 누르고 우승할 때까지 어느 구단도 3년 이상 연속 정상을 지키지 못했다. 불세출의 쿼터백 테리 브래드쇼가 이끌던 1970년대 최강 피츠버그 스틸러스는 1975년과 1976년, 1979년과 1980년 슈퍼볼을 차지했는데 1978년에는 유능한 러닝백 토니 돌셋을 앞세운 그 무렵의 또 하나의 강호 마이애미 돌핀스가 우승을 가로챘다. 마이애미도 1973년 1974년 연속 우승했으나 1975년 피츠버그에 3연속 우승을 저지당했다. 국내 프로 야구와 비유하면 1980년대의 해태 타이거즈와 2010년대의 삼성 라이온즈가 같은 시대에 만나 우승을 주고받은 셈이다.
국내에 화보로 많이 소개된, 늘씬한 치어리더로 유명한 댈러스 카우보이즈는 1990년대의 강호다. 그러나 1993년 1993년 2연속 우승에 그쳤다. 1994년에는 그 무렵의 또 다른 강호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가 정상에 올랐다. 1989년과 1990년 연속 우승했던 샌프란시스코는 1991년에는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지도 못했고 뉴욕 자이언츠가 패권을 쥐었다. 2010년부터는 뉴올리언스 세인츠~그린베이 패커스~뉴욕 자이언츠~볼티모어 레이븐스~시애틀이 돌아가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학 학기가 시작하면 수강 등록 줄보다 UCLA-USC 같은 라이벌전 입장권을 사는 줄이 더 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인들이 워낙 미식축구를 좋아 하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제도로 전력을 고르게 만들어 놓은 게 NFL의 흥행 비책이라면 비책이다.
물론 특정 구단이 독주를 하는 게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요즘은 다소 시들해졌지만 일본 프로 야구의 절대 강자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였다. 작고한 최동원이 어린 시절 TV(1960~70년대 부산 지역에서는 일본 TV가 수신됐다)를 보고 하이 키킹 투구 폼을 따라 배웠다는 명 투수 호리우치 츠네오에 오사다하루(왕정치)와 나기시마 시게오의 ‘ON’포를 장착한 요미우리는 1965년부터 1973년까지 9년 연속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이에 앞서 1951년부터 1953년까지 3연속 우승했다. 라쿠텐 골든 이글스가 창단 9년 만에 정상에 올라 돌풍이 불었던 지난해까지 64차례 열린 일본시리즈에서 요미우리는 22번이나 우승했다. 34번 일본시리즈에 올랐으니 65%로 우승 확률이 꽤 높다. 요미우리의 독주가 이어지다 보니 ‘일본 야구 팬의 절반은 요미우리 팬이고 나머지 절반은 요미우리를 싫어하는 팬'이라는 우스갯말까지 나오게 됐다. 요미우리가 어떤 까닭에서든 일본 프로 야구의 흥행을 이끌었다는 얘기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삼성의 독주 페이스를 보면, 아직까지는 요미우리 정도는 아니지만 삼성 안티팬이 슬슬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삼성, 지역적으로 대구 야구의 상승세를 가로막을 세력은 어디인가.
오는 28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 95회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경기를 빼고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올해 고교 야구에서는 특별한 기록이 나왔다. 서울 지역 학교가 전국 규모 5개 대회 우승을 휩쓴 것이다. 경기고는 지난 15일 부산 구덕구장에서 열린 제 2회 대한야구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같은 서울 지역의 덕수고를 6-5로 따돌리고 2000년 제 54회 황금사자기대회 이후 14년 만에 전국 규모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에 앞서 제 69회 청룡기대회 겸 주말 리그(전기) 왕중왕전에서는 덕수고, 제 68회 황금사자기대회 겸 주말 리그(후기) 왕중왕전과 제 48회 대통령배대회에서는 서울고, 제 42회 봉황대기대회에서는 휘문고가 각각 정상에 올랐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더 많은 경기가 필요하다는 일선 지도자들의 건의에 따라 신설된 협회장기대회를 뺀 4개 대회가 야구 팬들이 알고 있는 전국 규모 주요 4개 대회다. ‘서울에 워낙 야구부가 있는 학교가 많으니 이 기록이 뭐 그리 특별할까’라고 생각하는 야구 팬이 있을지 모르겠다.

1946년 청룡기대회(고교야구선수권대회), 1947년 황금사자기대회, 1967년 대통령배대회 에 이어 주요 4개 대회가 자리를 잡은 건 1971년의 일이다. 바로 그해 ‘초고교급 투수’ 남우식과 황규봉을 앞세운 대구 경북고는 창설 대회인 봉황대기를 비롯해 전국 규모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4개 주요 대회가 아닌 문교부장관기대회까지 포함해 그해 5관에 올랐다. 44년 전의 일이다. 이때 이후 이후 특정 지역 학교가 4개 주요 대회 우승을 독식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2014년 현재 대구 야구를 저지할 가장 유력한 세력은 서울이다. 서울 연고 구단 가운데 LG 트윈스는 정규 시즌 마지막 날인 17일 극적으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티켓을 손에 넣었고 넥센 히어로즈는 당당히 2위로 창단 후 첫 가을 잔치 초대장을 거머쥐었다. 두산은 올해 가을 잔치에는 나서지 못하지만 언제든 4강에 들 저력을 갖고 있다.

이들 구단의 젓줄인 서울시 고교 야구의 선전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국내 프로 야구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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