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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요우커 핫플레이스…강남 '성형관광'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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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 4일 오후 신사동 가로수길. 보라색과 노란색, 빨간색 등 형형색색 머리를 염색한 중국 여성들이 어딘가로 분주히 향한다. 그들의 목적지는 가로수길 인근의 대형 성형외과. 총 14층의 이 고층건물은 한 성형외과가 전층을 사용 중이다. 1층 로비에 들어서자 중국어부터 들렸다. 병원 유니폼을 입은 한 여성은 20대 중국 여성에게 팜플랫을 보여주면서 중국어로 열심히 설명 중이었다. 20대 중국인 남녀도 다른 중국어 코디네이터에 이끌려 13층으로 향했다. 상담을 받는 곳이다. 11층 진료실 로비에는 방금 도착한 중국 여성들이 어느새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변신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표정들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바꿔요 = 개천절 연휴가 낀 황금주말, 신사역 주변 성형외과들은 중국인 성형 관광객들로 북색통을 이뤘다. 중국의 국경절(1~7일) 연휴로 중국인들이 대거 성형관관에 나선 덕분이다. 신사역 인근 A 성형외과 원장은 "개천절인 어제도 나와서 상담을 했고, 오늘도 하루 종일 상담과 수술이 잡혀있다"면서 "성형외과는 이번 주가 가장 성수기"라고 말했다.
성형외과가 밀집한 압구정동과 신사동, 청담동 일대는 중국인들이 접수한지 오래다. 이날 오후 신사동 가로수길에서는 붕대로 머리를 감은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양악수술을 받은 것이다. B성형외과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남이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 붕대를 하고 거리를 잘 다닌다"고 설명했다.

일주일간의 장기연휴인 까닭에 수술 범위도 넓었다. 쌍커플은 기본이고 코와 가슴성형 등 옵션인 것이다. C성형외과 중국어 코디네이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형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면서 "필러나 보톡스 등 얼굴은 주로 쁘띠 성형을 같이하고, 가슴확대와 지방흡입까지 한꺼번에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성형 프로그램 인기에 원정성형= 중국 성형 관광객들은 한때 현금으로 결제했지만 요즘은 카드결제가 보편적이다. 가격은 쌍커플 수술이 300만~500만원. 수술 부위가 추가되면 수천만원까지 비용이 들어간다. D성형외과 관계자는 "과거에는 성형 브로커가 데려오는 경우가 많아 바가지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인터넷 검색이 가능해서 바가지는 없다"면서 "현금만 받게될 경우 세무조사가 들어와 큰 병원들은 모두 카드를 받는다"고 귀뜸했다. 중국 성형 관광객을 데려오는 브로커 수수료는 20만~40만원으로 알려졌다.
일부 성형 관광객들은 '바가지 요금'에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중국인 하나(가명, 26, 여성)씨는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한국에 와서 예약을 했는데 이 병원도 너무 비싸다"며 "내가 외국인이어서 바가지를 씌운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쌍거플 수술비 350만원, 항공료와 체류비 300만원 등 총 700만원을 사용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성형기술이 우수한데다 중국 수술비용은 한국의 두 배"라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녀의 이번 한국 일정에는 관광이 포함되지 않았다. 오로지 성형이 목적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번이 첫 수술인 만큼 다음에 올 때는 관광도 할 예정"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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