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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무거운 유흥수 주일 대사의 '신의 한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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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이 원하는 답 받아낼지 관심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23일 도쿄에 부임한 유흥수 주 일본 대사의 어깨는 무겁다. 76세의 고령이서가 아니다. 여전히 허리가 꼿꼿하고 사흘 내리 골프를 칠 만큼 강철체력을 자랑한다.

유흥수 주일대사가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흥수 주일대사가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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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은 최악 상태인 한일 관계다.더욱이 '지일파'라는 그에게 거는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기대도 무겁다.내년이 수교 5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한일 관계개선을 위한 모멘텀을 만드는 것이 그의 최우선 과제다.

유 대사는 부임 직전인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현재의 한·일 관계는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라면서 “정상적이지 못한 한·일 관계가 더는 계속돼서는 안 된다. 이제 정상으로 회복돼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계정상화를 위해 양국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유 대사는 “두 정상이 당연히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국이 만날 의향은 다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상 최악인 한일관계는 공식 '외교'로만 풀기 어렵다. 과거사 문제로 양국의 갈등수위는 매우 높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피해자 문제만 해도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모든 게 해결됐다는 입장이고 우리 정부는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야 한다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 내 우익세력의 반한 감정도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나 정치권의 운신의 폭은 좁다.

그는 이런 난관을 타개할 적임자로 선택됐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은 아니지만,김기춘 비서실장과는 여러 모로 통한다.유 대사는 경남 합천 출신으로 경남중과 경기고를 졸업했다. 마산중과 경남고를 나온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경남중·고 동창회 멤버다. 김 비서실장과 서울법대를 같은해 졸업했다. 박 대통령의 의중이 거의 가감없이 전달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그는 정치가 무엇인지 안다.한일의원연맹 간사장, 한일친선협회 중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해 일본 유력인사들과 연줄이 적지 않다. 아베 신조 총리와 여러 차례 만났고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도 개인 친분이 있다. 과거 친분을 쌓은 인사들 중 상당수가 현재 일본의 현역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기업인들과도 교분이 있다.이들을 만나 정치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부임 사흘째인 그에게 양국관계를 속시원하게 풀 것이라는 기대를 거는 것은 무리다. 일본이 과거사 도발을 중단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장급 협의도 답보상태다.

일본내 인맥이 있다고 하나 현재 일본을 이끄는 핵심인사들이 50대 초반∼60대 초반이어서 유대사와 '소통'이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유 대사도 조심스럽다. 그는 “이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이 해결해줘야 하는 문제”라면서 “일본이 어떻게 우리에게 답을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일본이 '우리 정부가 원하는' 답을 주도록 만드는 게 그의 숙제가 아닐까?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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