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전까지 원·홍콩달러 강세 이어질 듯"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에 따르면 홍콩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홍콩통화청(HKMA)은 최근 홍콩 달러 가치가 치솟자 환율 방어를 위해 21억달러(약 2조1187억원) 어치의 미 달러를 사들였다.
홍콩은 중국 투자를 위한 발판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투자 열기가 여전한 것이 홍콩으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하면서 홍콩 달러의 몸값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홍콩 항셍지수는 최근 5일 동안에만 3%가까이 올랐다. 이는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일본 제외)의 상승률 2.6%를 웃도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는 중국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 경기가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미니부양책들을 내놓으면서 성장부양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중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 및 홍콩 기업들의 영업활동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따라서 홍콩 달러의 강세가 이어지고 당국이 추가 개입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원화 가치가 6년래 최고치를 찍은 한국에서도 당국의 직·간접적 외환 시장 개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1년째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당국의 환율 개입 증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3665억5000만달러까지 불어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달러는 현재 전날보다 0.01% 내린 7.7507홍콩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화는 0.03% 내린 1008.88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원화와 홍콩 달러의 추가 강세 여부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팀 콘돈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75홍콩달러 선을 방어하기 위해 HKMA가 다시 개입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되기 전까지는 통화 강세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