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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人事亡事…코너 몰린 朴대통령

최종수정 2014.06.24 13:19 기사입력 2014.06.24 11:30

'6·4지방선거 선전' 기회 잡았지만 또다시 시험대 올라
문창극 사퇴 후 "청문회까지 가지 못해 안타깝다" 반응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임기 내 인사만 하면 일은 누가 언제 할 것인가"라는 항간의 우려가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안대희 전 대법관의 총리후보직 낙마 후 꺼내든 '문창극' 카드마저 청문회 문턱에도 가지 못한 채 폐기되면서 집권2년차 국정동력은 사실상 '제로' 상태로 떨어졌다. 국민정서를 읽지 못한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며 대통령의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해질 전망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오전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발표한 직후 브리핑을 열어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박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여론에 밀려 사퇴하게 된 데 대한 불만 표시다.

그러나 문 후보자가 기자회견에서 "저를 이곳에 불러 오신 분도, 거둘 수 있는 분도 그 분"이라고 말한 것은 청와대의 압박에 떠밀려 사퇴하는 데 대한 간접불만 토로로 들린다. 자진사퇴냐 지명철회냐 혹은 인사청문회 강행이냐를 둘러싸고 문 후보 측과 청와대 사이 의견 충돌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문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친일 논란 등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상세히 해명한 것 역시 그가 그동안 인사청문회를 통한 명예회복에 집착해왔음을 방증한다. 여야 정치권이 자신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청문회 개최 의무를 규정한 법률 위반이라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 후보자에 대한 자격논란이 거세지고 청문회 통과가 어렵다는 전망이 돌면서, 청와대는 이미 세 번째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가 내정되면 여론 검증, 인사청문회 등 절차에 두 달가량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국정공백 장기화는 피하기 어렵게 됐다.

두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진 까닭에, 참신한 새 인물을 선보이는 일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28일 안대희 전 대법관이 자진사퇴한 뒤 문 후보자를 내정하기까지 2주가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세 번째 후보자는 빨라야 7월 중순 쯤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이 장관후보자 7명을 인선하는 과정에서 문 후보자와 협의를 했었다는 점에서, 문 후보자의 사퇴로 인해 신임 장관들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은 당분간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범여권으로부터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입지도 이번 사태로 위태롭게 됐다.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장인 김 실장은 안대희ㆍ문창극 등 주요 공직후보자 검증 책임자다. 인사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 추궁이 박 대통령에게 쏠리지 않기 위해 김 실장이 거취를 스스로 결정할 지, 박 대통령이 '경질'로 여론에 답할지 관심사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후 '인적쇄신을 통한 국정 정상화'라는 큰 그림을 그렸지만 안대희ㆍ문창극 낙마로 국정 정상화는 먼 이야기가 돼 버렸다. 박 대통령은 책임총리를 컨트롤타워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공직사회 개혁, 국가개조 등 핵심 국정과제를 강력히 밀어붙일 계획이었지만 착수도 못한 채 공전만 거듭하게 됐다. 6ㆍ4지방선거에서의 선전으로 국정동력 회복의 기회를 잡은 박 대통령은 또 다시 인사문제로 발목이 잡히면서 집권 이후 최대 위기에 빠지게 됐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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