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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블랙홀' 월드컵, 세월호마저 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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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뉴스 상대적으로 줄어…애도 분위기 여전, 차분한 응원전 평가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브라질 월드컵 시즌이 본격화되고 여론의 시선이 온통 스포츠에 집중되면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중요한 사회 현안이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은 여느 대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역대 월드컵은 정치, 경제, 사회 쟁점을 빨아들이는 '이슈 블랙홀'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올해도 그런 상황이 반복될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실제로 주요 방송은 월드컵 특집방송 체제를 가동하고 있고, 신문 1면도 월드컵 소식으로 장식되고 있다. 기업은 월드컵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고, 일반인들도 삼삼오오 모인 곳마다 월드컵 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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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치른 지 보름이 경과했지만, 선거 때 제기됐던 이슈들은 월드컵에 밀려 관심 대상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 역대 월드컵에서도 이런 상황은 반복됐다. 대한민국 4강 신화를 써내려간 2002년 월드컵 때도 중요한 사건은 있었다.

2002년 6월13일 여중생 효순이 미선이가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사건이 발생했지만, 사건 초기에는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지 못했다. 6월14일 한국이 포르투갈을 누르고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전국은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끝나기 하루 전인 6월29일에는 서해교전(제2 연평해전)이라는 대형 안보 이슈가 발생했지만 월드컵 4강 열기에 묻혔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가 쟁점 현안이었지만, 월드컵 열기와 함께 핵심 쟁점에서 멀어졌다.
월드컵 응원 열기는 정부 입장에서 곤혹스러운 사안을 가리게 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는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한국이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뤄내면서 스포츠에 여론의 시선이 쏠렸고,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10일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세월호 선박직 승무원(15명)에 대한 첫 재판이 진행되기 앞서 승무원들이 광주지검 구치감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사진공동취재단

10일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세월호 선박직 승무원(15명)에 대한 첫 재판이 진행되기 앞서 승무원들이 광주지검 구치감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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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역시 세월호 참사라는 중요한 현안이 남아 있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고위 공직자 검증 문제가 현안 과제로 등장한 상태다. 브라질 월드컵 개막 이후 세월호 뉴스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올해 월드컵의 경우 예년과 비교할 때 '이슈 블랙홀'의 힘이 약화될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수십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예년의 거리응원 열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차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송경재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국민적 불행으로 여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월드컵이 개막했다고 해서 세월호 문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학생들의 취업난도 월드컵 열기가 예년보다 덜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월호 피해 가족들도 월드컵 때문에 국민적 관심이 식었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전명선 부위원장은 "국민들이 월드컵을 즐기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서명운동을 위해 사람들을 만나보면 세월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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