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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떠났다' 여름방심이 AI를 다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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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끝난다더니 재확산되는 AI…뭐가 문제였나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이달 말로 '종식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살아났다. 정부는 이번 AI 바이러스가 과거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방역 미흡과 농장주와 정부의 방심이 사상 최악의 AI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남 무안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H5N8형 AI가 발생해 전날 9600마리의 오리가 살처분 됐다. 앞서 14일에는 강원도 횡성 거위농가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가 발생해 700여마리의 거위가 매몰됐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3일 마지막으로 살처분을 진행한 이후 한 달이 지난 이달 말 AI 종식선언을 할 계획이었다. 과거의 사례를 비춰보면 여름이 되면 철새가 대부분 북상해 AI 바이러스의 전파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4차례 발생한 AI도 모두 5월 이전에 끝났다. 정부가 전국 오리 농장을 대상으로 지난달 16일부터 일제점검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AI 종식선언을 예고했지만 결국 농식품부의 계획은 어긋났다.

농식품부는 이번 AI가 다섯 달이 지나도록 지속되는 이유로 H5N8형 바이러스의 특징을 꼽았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H5N8형 바이러스의 경우 과거에 발생했던 H5N1형과 비교해 폐사율은 낮고 바이러스 배출 기간은 길다"면서 "바이러스 배출량은 100~1000배 높았고, 바이러스 배출기간도 3~5일 길었다"고 설명했다. 닭이나 오리가 H5N8형 바이러스를 오래 갖고 있으면서 바이러스 감염 혹은 전파 확률을 높였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철새가 산천에 뿌리고 다닌 바이러스도 훨씬 많았다. 박정훈 농식품부 방역관리과장은 "철새가 바이러스를 뿌린 흔적이 2010년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면서 "AI 바이러스를 가진 철새가 발견된 지역도 38곳으로 2010년 20곳에 비해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AI 방역과 조기 종식에 실패한 농식품부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AI를 조기 종식시키기 위해 과거와는 달리 두 차례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바이러스는 이후에도 줄곧 퍼져나갔다. 가금류 살처분 대상 범위도 500m에서 3㎞로 확대 적용했지만 애꿎은 오리ㆍ닭만 죽어나갔다. 정부의 방역 대책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5월에 오리와 닭 농장에 대한 일제조사를 진행하면서 17일 발생한 무안의 농장은 제외했다. 농식품부는 조사 당시에 해당 농장에 오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AI가 오리나 닭 농장에서 발생하면서 감염 위험이 있는 가금류인 거위에 대해서는 점검을 하지 않았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결국 농장 단위의 방역이 가장 중요한데 5월 이후로는 농장주들이 AI가 끝났다고 생각해 방역을 소홀히 한 원인도 있을 것"이라면서 책임을 축산농가에 돌리기도 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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