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공무원노조, "해경해체, 마녀사냥식 조직해체"
중앙부처 공무원노조, 대통령 담화문 비판 논평 "원인도 현실도 헛다리"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중앙부처 공무원들로 만들어진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행공노)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강하게 반발했다.
행공노는 20일 낸 논평에서 "온 국민을 좌절과 슬픔으로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통령의 담화가 제시한 문제 해결법은 상식을 뒤집어 버린, 이해하기 어려운 처방이었다"면서 해경해체와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의 기능을 대폭 조정하는 정부조직개편과 공지사회의 민간전문가 채용 확대에 대해 원인도 현실도 헛다리를 짚었다고 주장했다.
행공노는 해경 해체에 대해서는 "무엇이 해경이라는 조직을 무능하고 무책임하게 만들었는지, 그 병인에 대한 성찰이 없이 조직을 해체해야겠다고 달려든다면 그것은 감기에 걸려 목이 부었다고 성대를 제거하자는 의사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가안전처 신설에 대해서도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발상도 과연 문제의 원인을 얼마나 깊이 있게 성찰한 결과인지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따졌다.
고시 출신 고위 공직자들의 담합인 '관피아'를 비판하면서 이를 척결하겠다는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권이 얽힌 분야에서 공직자 대신 민간 채용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이 어떻게 민관유착을 막는 길이 되는지, 그들의 도덕성이 공직자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근거는 있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행공노는 특히 "민간 전문가 채용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 중앙에 별도기구를 설치하겠다는 대목은 오히려 고위공직자의 채용에 권력의 개입이 높아질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더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행공노는 "분명한 것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드러난 행정기관의 부정과 무능을 반드시 쇄신해 다시는 이런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러나 문제해결의 열쇠는 마녀사냥식의 조직해체나 낙하산 인사 논란만 불러올 민간 경력자 채용 확대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피아'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특권적인 고시제도를 철폐하고,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갖는 인사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인 일"이라며 "또한 어떻게 공직자를 채용할 것인지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공직자가 소신 있게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는 효과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며 공직자비리수사처와 같은 독립적 감사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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