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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돼지고기 사랑, WH 주가 끌어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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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 60억달러 IPO 앞두고 이목 집중…PER 최고 21배 예상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세계 최대 양돈업체인 중국 WH그룹이 기업공개(IPO)를 앞둔 가운데 중국인의 돼지고기 선호가 이 기업 주가에 얼마나 반영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WH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지난 10일 공모에 들어갔다. WH 주식은 오는 30일부터 거래될 예정이다.
WH는 신주를 올해 순이익 전망치의 15~20.8배에 매각할 계획이다. 미국 타이슨 푸즈와 호멜 푸즈 등을 포함한 국제 육류업체들의 평균 주가는 예상 주당순이익의 17.4배 수준이다. WH는 이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을 중심으로 한 가격대를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다른 기준과 비교하면 WH가 주가를 높게 기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WH는 지난해 미국 스미스필드를 순이익의 14배인 47억달러에 사들였다. 스미스필드는 미국 최대 돈육 가공업체이자 세계 최대 돈육 수출업체다.

◆ 중국인의 돼지고기 사랑= “중국에서 돼지고기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WH 주식 매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인쉥 웰스 매니지먼트의 매튜 권 수석 전략가는 WH의 주가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돈육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올해 중국은 돈육 5470만t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유럽연합(EU)의 2250만t에 비해 2배에 이르고 미국의 1080만t과 비교하면 5배 규모다.



또 중국인은 세계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다. 이는 다른 지역과 비교한 돼지고기 소비 증가 추세에서 나타난다. 중국의 돈육 소비량은 2012년에 세계 다른 지역 전체의 소비량을 앞질렀다. 올해 중국 돼지고기 소비는 5530만t으로 세계 다른 지역 전체의 소비량 5340만t보다 200만t가량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농무부가 집계한 통계다. 컨설팅회사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은 앞으로 5년 동안 세계 돈육 소비 증가량 가운데 중국이 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 증가율은 과거보다 둔해졌다. 1990년 약 2000만t에서 2000년 4000만t 정도로 증가해 10년 동안 2배가 된 반면 이후 10년 동안에는 1.5배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중국인의 육류 소비가 소고기로 옮겨가고 있다.

◆ 수익성 올릴 수 있을까= WH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는 미국 스미스필드 인수 효과를 얼마나 거두느냐로 보인다. WH는 스미스필드의 기술과 노하우를 중국에 도입하고자 한다. WH의 지분 3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상하이 사모펀드 CDH인베스트먼츠의 우샹지 회장은 “미국의 돈육 생산비용이 중국의 6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인건비가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평균 사육두수가 적고 사료 값이 비싸며 효율이 떨어져 돼지고기 사육에 비용이 더 든다. 우 회장은 지난 1월 홍콩에서 열린 한 투자포럼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국산 돼지고기를 중국에 수입하는 가능성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WSJ는 주식발행계획서에 따르면 WH가 스미스필드로부터 돈육 수입을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1월 스미스필드는 WH에 첫 돼지고기 물량을 선적해 보냈다. WH는 스미스필드의 브랜드를 붙인 프리미엄 돈육을 내놓을 계획이다.

WH는 중국의 돈육 소비 증가에 맞춰 올해부터 2016년까지 포장육 생산 공장을 몇 곳에 세우고 도축장을 3곳에 지을 계획이다. 또 내년에 양돈농장 한 곳을 더 추가하기로 했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WH그룹은 스미스필드를 사들이면서 진 빚을 줄일 계획이다. 스미스필드 인수 전 7.6%에 불과했던 이 회사 부채비율은 현재 237%로 높아졌다. WH 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74억달러로 증가했다.

◆ 초대형 IPO에 관심 집중= WH는 신주 29억주를 1.03~1.45달러에 매각하고자 한다. 발행되는 신주는 WH 기존 주식의 20%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 가격대에 상장되면 WH는 신주 발행으로 30억~42억달러를 조달하게 된다. WH의 기업가치는 153억~212억달러가 된다.

기존 주주가 보유한 구주 매각까지 포함하면 60억달러가 이 IPO에 투자된다. 자본시장 전문 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이는 2012년 일본항공의 85억달러 IPO에 이어 최대 규모다.

상장 규모가 크다보니 주간사만 해도 29개사나 된다. 차이나갤럭시(中國銀河)증권이 지난해 5월 세운 21개 주간사 기록을 깼다. 모건스탠리, 중국은행, 중국 시틱은행, UBS, 스탠다드차터드, 골드만삭스,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등이 주요 주간사다. 모건스탠리와 중국은행, 씨틱은행은 스미스필드 인수를 자문했다. 중국은행은 인수 자금을 지원했다.

CHD와 함께 WH 경영진, 골드만삭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이 WH 주식을 갖고 있다. WH 경영진은 43%를 보유한다. 상장으로 이들 주주도 자본이득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CDH는 중국에서 손꼽히는 사모펀드로 2006년에 골드만삭스와 함께 WH의 전신인 솽후이(雙匯)의 소수주주가 됐다. 이후 CDH는 지분을 늘려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솽후이는 지난해 스미스필드를 인수한 뒤 사명을 WH그룹으로 변경했다.

WH의 회장 완롱은 올해 73세로 이 회사에서 1968년에 근무하기 시작해 1984년에 공장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수십년 동안 완 회장은 소규모 국유 돼지고기 업체를 민간이 소유한 세계 최대 다국적 회사로 키워냈다.
WH는 스미스필드 외에 유럽 최대 매출 포장육 업체 캄포프리오 지분을 37% 갖고 있다. WH에서는 현재 4만명 가까운 미국 인력을 포함해 모두 12만명이 근무한다.

WH 주가는 스미스필드와 캄포프리오의 기술력과 브랜드를 활용해 얼마나 안전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돈육을 공급하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中 경제 좌우하는 돼지고기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최근 두 달 새 50% 급락했다.

NYT는 중국 TV방송의 지난 7일 보도를 인용해 이렇게 전하고 그러나 돈육 값 약세가 오래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소개했다. 중국 양돈농가에서 현재 가격에서 적자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사육 두수를 줄이고 있다고 영국 경제분석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설명했다. 캐피털 이노노믹스는 중국 돼지고기 값이 올해 말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돼지고기 값이 급락하자 중국 지방 당국은 냉장·냉동육 비축 물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 물량은 중국 내수에 비해 미미해 가격 등락에 별 영향은 주지 못한다고 NYT는 설명했다.

중국 식탁에서 돼지고기는 축산업에서뿐 아니라 물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돼지고기 값은 소비자물가지수(CPI) 비중이 3%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다른 가격에 변동이 없을 때 돼지고기 값이 50% 오르면 CPI가 1.5% 상승하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돼지고기를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중국 정부의 중요한 정책 과제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에도 돼지고기 값을 고려한다. 최근처럼 돼지 값이 급락하면 물가상승 압력이 누그러지고,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더 넉넉하게 공급할 여지를 갖게 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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