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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동호회 없애는 게 공공기관 정상화?

최종수정 2014.04.11 10:54 기사입력 2014.04.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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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획일적인 공공기관 정상화 방침에 열악한 공공기관 직원 속앓이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1.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A공공기관은 이번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일환으로 명절에 지급하던 5만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 지급을 멈췄다.
#2. 고용노동부 산하 B공공기관은 직원들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추진 이후 한 달에 한 번 있던 동호회 활동이 전면 중단됐다.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을 강도높게 추진하는 가운데 중소 공공기관 직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대규모 공공기관들에 비해 임금이나 복지수준이 열악한 데도 그나마 겨우 유지했던 복지혜택을 줄이거나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A기관 직원들은 지난 설 명절을 빈 손으로 맞았다. 명절 보너스는 원래 없었지만 그나마 5만원씩 나오던 온누리상품권 지급마저 중단됐기 때문이다. A기관은 명절 상품권을 포함해 경조사비 항목의 복지비용을 전액 삭감했다. 공공기관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문광부와 기획재정부에 복지 감축 성과를 내야하는 탓이다.
B기관 직원들은 동호회 활동을 멈췄다. 동호회에 매달 지원돼온 수십만원의 지원금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사라졌다. 조직원들간 교류와 소통 활성화를 위해 장려했던 동호회 활동이 중단되자 조직원들의 사기는 자연스레 떨어졌다. B기관 직원은 "공무원 복지 수준으로 복지 혜택을 줄이라고 하는데 사실 기관의 규모가 크지 않고, 임금도 중소기업 수준이라 복지라고 할 만한 것도 없다"면서 "그래도 정상화 방안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호회비를 줄인 것"이라고 전했다.

C기관은 지난해 말 기준 정원이 36명이고, 현원은 35명인데 실제로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50명이다.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15명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해서다. 부장과 과장급 간부 직원들을 제외하면 실무진들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인 셈이다. 비정규직 직원들이 정규직 직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급여와 복지로 이직을 하는 사례가 많고, 업무 전문성도 이어지지 않고 있다. C기관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비정규직으로 일정기간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채용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그런 길이 막혔다"면서 "고용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기관의 한 직원은 "공공기관의 규모나 임금, 복지 수준에 대한 구분 없이 무조건 비용을 줄이라고 하거나 공무원 수준 이하로 맞추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공공기관 정상화를 지휘하는 기재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기관은 38개 중점 관리 기관 중에서도 일부에 해당되고, 대상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공공기관'으로 포괄해 적용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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