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의 피해자나 그의 가족이 국가로부터 과다 지급받은 배상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지연손해금 산정 기준일을 변론종결 당일로 잡아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지만 국가의 위법행위에 대한 배상 노력의 후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부장판사 안승호)는 국가가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 고(故) 이재형씨의 유가족 4명을 상대로 "총 14억원 상당을 반환하라"며 제기한 부당이득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1974년 2차 인혁당 사건으로 불리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징역 20년에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2008년 재심에서 누명을 벗었고 그의 가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 배상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받게 됐다. 유족은 이 중 일부인 31억여원을 가지급받았다.


하지만 2011년 지연손해금 산정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국가는 초과 지급된 금액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불법행위와 변론종결 사이에 장기간 세월이 경과돼 통화가치 등에 변동이 생길 경우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변론종결 당일로부터 기산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씨 가족에 대한 지연손해금도 항소심 판결의 변론종결일로부터 다시 따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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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지금까지 국가가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 또는 그 가족을 상대로 제기한 16건의 소송 중 11건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국가가 환수하게 될 금액은 총 129억9000만원에 이른다.


인혁당 사건은 1960~70년대 중앙정보부가 "국가전복을 도모하기 위해 북한의 지령을 받는 지하조직을 결성했다"며 교수, 학생, 언론인 등을 검거한 사건으로 유신 정권의 대표적인 공안 조작 사건이다. 2007년과 2008년 열린 재심에서 관련자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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